작년 '상저하고', 건설투자‧소비 위축 속 수출 회복올해 '상고하저', 반도체 중심 IT개선으로 수출 증가
  • ▲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왼쪽부터)이인규 지출국민소득팀장, 신승철 경제통계국장, 이관교 국민소득총괄팀장, 하남영 국민소득총괄팀 과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한국은행
    ▲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왼쪽부터)이인규 지출국민소득팀장, 신승철 경제통계국장, 이관교 국민소득총괄팀장, 하남영 국민소득총괄팀 과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한국은행
    지난해 4분기 GDP(국내총생산)가 전분기 대비 0.6% 성장해 당초 전망과 부합하는 연간 1.4%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역시 작년 4분기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올해 전체적으로는 2%대 초반 성장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정보기술) 개선이 수출 증가를 이끌면서 우리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5일 ‘2023년 4분기 실질 GDP 속보치’ 설명회에서 “올해 1분기는 작년 4분기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면서 연간 전체로 이어갈 것”이라며 “내수부진은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수출개선은 상방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GDP 성장률 속보치가 전기 대비 0.6%로 집계됐다. 네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다. 연말 수출이 개선되면서 고금리 여파로 위축된 소비와 건설투자를 보완한 결과다.

    결론적으로는 정부와 한은이 예상했던 '상저하고'의 경제 성장 흐름이 나타난 셈이다.

    4분기 성장은 순수출이 0.8%포인트(p) 기여한 반면 민간소비 기여도는 0.1%포인트에 그쳤다.

    특히 건설투자가 4분기 성장률을 0.7%포인트 끌어내렸다. 같은 분기 설비투자는 0.3%포인트를, 정부소비는 0.1%포인트 기여했다.

    연간 경제성장률은 지난 2022년 2.6%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성장률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했던 2020년 -0.7% 역성장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다. 

    한은은 올해 전체적으로는 2%대 초반의 GDP 성장률을 전망했다. 상반기 경기가 반등하고 물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다가 하반기 이후 경기가 위축되면서 물가도 점차 안정되는 ‘상고하저’ 흐름을 예상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민간소비는 부진하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IT 개선이 뚜렷해지면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신승철 국장과의 일문일답.  

    Q.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 재정 65%를 조기 집행하겠다고 했는데 올해 경제 전망은 '상고하저'라고 보면 되는 건가. 
    A. 올해 상반기 정부쪽에서 조기집행을 많이 한다고 예고를 했는데 작년 4분기 성장도 연간 고물가 영향 등 내수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내수부진 완화를 위해 정부가 상반기 재정집행을 확대한다고 한 것이다. 정부 재정 집행 영향에 따라서 상저하고 흐름을 바꾼다기보다는 상반기 중에 예상되는 내수 부진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생각하고 있다. 

    작년에는 성장 흐름을 말할 때 상저하고였고, 올해는 상고하저 예상이 일반적이다. 작년에 IT 회복 지연으로 하반기에 수출개선이 나타나는 현상들이 뚜렷했고, 상반기는 경기 저점을 통과하는 현상들이 있어서 상저하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올해는 IT 회복이 연중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국의 지난해 11월 전망을 보더라도 상‧하반기 큰 성장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저희가 생각할 때는 연간 경기가 개선흐름 보이면서 2% 초반대 흐름 유지를 예상한다. 

    Q. 작년 3분기 설명 당시 4분기에 전기비 0.7% 성장해야 연간 1.4% 성장이 안정적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0.6%는 설명 보다 낮은 수치인데, 어떻게 연간 1.4%가 나온 것인가.
    A. 지난해 3분기 기자설명회 때 GDP성장률이 0.6%면 연간성장률이 1.3~1.4% 될 수 있다고 했다. 4분기 성장률이 0.7%가 돼야 1.4%가 확실하다고 했다. 성장률을 발표할 때 소수점 첫째 짜리까지만 공식적으로 발표하는데,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한다. 그래서 4분기 0.7%가 나와야 연간 1.4%가 확실히 나온다고 말씀드린 것이다. 이번에는 소수점 둘째자리가 높은 0.6%였기에 연간 1.4%가 나오게 된 것이다.

    Q. 연간 성장률을 항목별로보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전년도보다 개선됐지만 민간, 정부 소비가 많이 떨어졌다. 민간소비의 경우 2020년이 직전 최저치라고 하지만 코로나(2020년) 시기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때는 언제였나. 올해 1분기 경제전망은. 

    A. 민간소비 증가율의 직전 최저치는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면 2013년이 1.7%로 가장 낮았다. 민간소비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정도다. 성장률과 비슷한 정도로 나와주는 게 좋은데 최근에는 성장률이 낮아지고 저성장을 보이고 있고, 민간소비도 성장률보다 하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는 일단 작년 4분기 흐름을 보이며 연간 전체로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내수부진이 하방요인이며 수출개선은 상방요인이다. 전체적으로는 2%대 초반 성장률을 예상한다. 올해도 반도체 중심으로IT 개선이 수출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내수부진에 수출개선 흐름들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Q. 연간 기준으로 볼 때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1.6%로 1998년(-2.9%) 이후 최저수준인데 그 이유는. 

    A. 지식재산 생산물투자는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투자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GDP대비 R&D(연구‧개발) 투자비율이 높다. 2023년은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모두 줄었다. 연구개발은 기업 영업실적과 기업 향후 경기 전망 영향을 받는데 2023년은 기업 영업 실적이 안 좋았다. 그게 저조한 요인이다. 소프트웨어 투자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2021년은 비대면으로 많이 했고, 재택근무나 화상회의가 있어서 코로나 기간중 소프트웨어 투자가 늘어났지만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면서 그런 수요가 둔화됐다. 

    Q. 정부소비도 1.3%로 낮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인가.  

    정부소비는 증가율이 과거랑 비교하면 낮은 상황인데 현재 정부는 건전 재정기조를 유지중이다. 2023년은 물건비 예산이 많이 축소됐다. 코로나 관련해서 방역 지출이 많았는데 이 지출이 줄면서 정부 소비가 많이 줄었다. 

    저성장 국면이라는 표현했는데 잠재성장률 추이를 보면 2000년 그 이전부터 5년 단위로 보면 잠재 성장률 많이 떨어졌다. 2023년은 2.0% 정도로 보고 있다. 향후 잠재성장률을 다시 발표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연구기관이나 이런 데서 보면 얼마 뒤에 0%대까지 잠재 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많이 나온다. 잠재성장률 많이 떨어지는 요인은 저출산, 고령화,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국, 인도 국가들이 많이 따라와서 경쟁이 치열해지기도 했다.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등 여러 이슈를 감안할 때 잠재성장률을 완화하거나 올리려면 이런 문제를 잘 해결하고 거기에 맞춰서 경제 주체들이 정부를 포함해서 노력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전기가스수도사업이 11.1% 증가했다. 1987년 1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A. 4분기는 원전 비중 상승으로 발전효율이 상승한 영항이다. 전기업 경우 발전 효율성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원전 비중이 많이 상승한 영향이다. 원전 비중 상승으로 발전 효율 기인해서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Q. 민간소비가 지난해 4분기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거주자 국외 소비지출이 늘었다. 해외소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A. 지출항목을 보면 수출에서 수입을 차감하는데 지출에서 거주자의 국내 소비와 해외소비 모두 잡힌다. 해외소비는 서비스 수입에서 차감을 해서 국내 생산과 영향이 없는 것으로 잡힌다. 거주자가 국내, 해외소비든 소비가 많은 건 좋은 것으로 나타나게 돼 있다. 

    가장 좋은 것은 국내에서 소비하는 게 국내 고용, 생산 측면에서 좋다. 다른 쪽으로 보면 국민들의 소득수준 올라가면서 해외소비하고 싶은 수요도 늘어서 경제규모, 국민소득 늘어나면서 거주자 해외소비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Q. GDP성장률이 4분기에 개선세를 보였는데 앞으로 더 개선될 여지가 있는가. 

    A. 작년에 상저하고 현상을 보였고 특히 4분기는 2.2%까지 많이 올라왔다. 반도체 D램 가격을 보면 반도체 중심으로 IT 경기 중심 회복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올해에도 수출 쪽에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