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유동성 지원 총대2000억 회사채 발행 신용보강 나서중국발 침체 기초소재 부문 실적 정체1분기도 흐림… "보릿고개"
  • ▲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전경ⓒ롯데케미칼
    ▲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전경ⓒ롯데케미칼
    업황 부진에 빠진 롯데케미칼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롯데건설이란 겹악재에 고심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주력 산업인 기초소재 부문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계열사 롯데건설의 유동성 지원이 불가피해지면서 올해 사업계획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2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31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내달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이달 초에도 같은 방식으로 공모채 발행을 추진하다 마뜩잖은 시장반응에 선회했다가 재발행에 나서기로 했다.

    롯데건설의 자금조달은 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이 신용보강에 나서준 영향이 컸다.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은 A+(부정적)이지만, 이번에 발행하는 채권은 AA 등급을 받은 배경이다. 롯데케미칼 신용등급이 적용된 것이다. 다만 롯데케미칼 자체 신용등급이 지난해 AA+에서 AA로 낮아지는 등 계열사 자금조달이 그룹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케미칼 본업 경쟁력도 침체되는 분위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 17조7437억원, 영업적자 191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영업적자 7626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281억원 영업이익으로 6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4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된다.

    실적 악화는 대(對)중국 주력수출 품목인 기초소재 제품이 잘 팔리지 않아서다. 중국 내 기초소재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이 100%에 육박하는 등 공급과잉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부쩍 오른 시중금리에 따른 이자비용과 원재료 가격 인상도 실적 압박 요인이다.

    롯데케미칼은 중국 생산공장을 매각하고 인도네시아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서는 등 새 먹거리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창립 이래 최대 프로젝트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초대형 석유화학 단지에 5조원을 투자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단지가 조성되면 연 2조6000억원의 매출이 보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수소 등 친환경 사업 확장도 모색 중이다.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함께 양극박, 동박, 분리박 소재 등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와 이차전지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실제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시점은 미뤄질 수 있다.

    증권가는 롯데케미칼이 올해 흑자 전환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업황 개선이 단시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운 만큼 1분기까지 적자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부양책 기대감에도 전반적인 화학제품 수요 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라며 "올해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지만 보릿고개를 지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