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4.9% 인상키로… 김춘성 총장 "재정 한계, 피해는 학생들에게"영산대·경성대·계명대·경동대 등도 잇따라 등록금 인상 결정
  •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2024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2024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선대학교가 15년 만에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하는 등 그동안의 동결 기조에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대학들은 학교시설 노후화로 유능한 학생을 유치하는 데 한계가 있고, 결국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고 호소하고 있다.

    김춘성 조선대 총장은 3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올해 학부 등록금을 4.9% 인상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등록금 인상 배경에 대해 "학교시설 노후화가 심각해 15년여 만에 인상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김 총장은 "다른 대학을 대변하기는 어렵지만, 현실적으로 상당히 힘든 부분이 있다"며 "이 부분이 결국 해가 지날수록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교직원 임금을 대거 삭감하지 않는 이상 학생들에 대한 투자에 한계가 왔다"며 "학령인구 감소 상황에서 학생이 오고 싶은 대학을 만들려면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총장은 "제가 87학번인데 아직도 (학과별 시설) 격차가 심하다"며 "국책사업을 할 수 있는 분야의 학과는 환경 개선이 잘 돼있지만, 그 외 대다수의 학과는 수십 년 전에 쓴 실험 테이블을 쓴다거나 실습 기자재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총장은 "학생들도 학교 사정을 충분히 이해했고, (학생 측에서)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해서 (등록금 인상에) 합의하게 됐다"며 "인상분은 전부 다 학생을 위해서 쓰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교육부는 등록금 부담을 낮춘 대학에만 국가장학금 Ⅱ유형 예산을 지원하는 식으로 대학들의 등록금 동결을 유지해 왔다.

    김 총장에 따르면 이번 등록금 인상으로 조선대는 60억 원쯤의 예산이 증가된다. 국가장학금 Ⅱ유형으로 받게 되는 22억 원을 포기하더라도 조선대는 38억 원을 가용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편 대학들이 지난 2009년부터 15년간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하면서 지방 사립대를 중심으로 재정 상황이 한계에 내몰리고 있다.

    부산 영산대는 최근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심의와 총장 재가를 거쳐 17년 만에 등록금을 법정 최고 한도에 가까운 5%대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어 부산 경성대(5.64%), 대구 계명대(4.9%), 경기 경동대(3.75%)가 올해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지난 15년간 유지됐던 정부의 등록금 동결 기조에 균열이 일어날 조짐이다. 이들 대학의 등록금 인상은 주변 대학에도 영향을 끼쳐 사립 대학의 등록금 줄인상 현상을 불러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