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2일 기준금리 8연속 동결 가능성 커져 금융전문가 상당수 "한은 이르면 7월 인하 전망"
  • ▲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뉴시스
    ▲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기준금리 조기인하 가능성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한국은행도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연준이 기준 금리 '연내 완화'를 공식 언급한 만큼 미국은 이르면 올 5월~6월, 한국은 하반기쯤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 파월 연준 의장 “3월 금리인하 확신 없어… 보다 강한 확신 필요”

    연준은 31일(현지 시간)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만장일치로 5.25~5.5%이던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에 이은 네 차례 연속 금리 동결이다. 한국(3.50%)보다 2.0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FOMC 위원들이 3월 회의시까지 3월을 금리인하 시점으로 선택할 정도의 확신 수준에 도달할 것 같지 않다”면서 “(금리인하 첫 인하시점 관련) 3월이 기본 가정(base case)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3월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를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보다 강한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다만 "거의 모든 FOMC 참석자들이 올해 금리를 인하하는 데 찬성하고 있으며 그 시점은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와 연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이르면 올해 5~6월쯤 기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FOMC에서 금리인하 시점을 예측할 수 있는 강한 시그널을 주지 않았지만 금리인하 시점이 근접했음을 분명히 시사했다”면서 “오는 5월 혹은 6월 중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금리인하 시점의 관건은 물가 안정과 고용지표 둔화 여부”라며 “향후 고용지표의 추가 둔화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고용시장의 안정 유지를 위해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명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이 오는 3월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미국 주가는 낙폭을 확대했다. 또 금리 하락폭이 줄었으며 달러화는 강세로 반전했다. 

    국내 증시도 투자심리 위축 등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7.01포인트(0.82%) 하락한 38150.30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9.32포인트(1.61%) 밀린 4845.65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45.89포인트(2.23%) 떨어진 1만5164.01로 거래를 마쳤다.

    국채금리는 고용비용지수 예상치를 밑돌고 지역은행 위기 재발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 2년물, 10년물은 각각 13bp(0.13%포인트), 12bp(0.12%포인트) 하락했다. S&P500지수는 1.6% 떨어졌다. 

    ◇ 한은 “국내 시장 변동성 모니터링"…전문가들 "7월 인하 예상"

    한국은행은 연준의 정책결정 이후 이날 오전 8시 유상대 한은 부총재를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FOMC 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유상대 부총재는 이 자리에서 “연준은 향후 정책금리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조기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한은 측은 “정책결정문과 기자회견에서 정책금리 조기인하 기대를 배척한 점을 매파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결정문에서 긴축 편향 표현을 삭제하고, 과잉‧과소긴축 사이의 리스크를 균형적으로 평가한 점은 시장 기대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유 부총재는 “연준이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결정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향후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수 있음에 유의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계속 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상당수 금융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 인하 시기를 올 하반기 이후로 전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도 "내수 부진과 부동산 PF 등에 따른 유동성 우려를 고려해 한은이 하반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미국 연준의 6월 인하를 전제로 한은의 7월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노코미스트는 "올해 건설투자 둔화, 부동산시장 침체 위험이 커져 내수 경기가 지속적으로 억눌릴 것"이라며 "이는 수출경기 회복 효과를 상쇄하면서 한은의 올해 성장 전망 경로에 하방 리스크가 고조되고, 통화정책 대응 필요성도 2분기 이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