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마케팅사업부장해외 주식형 ETF 출시 집중…"올해 글로벌 AI‧반도체 유망""채권 투자 여전히 유효…올해 채권형 ETF 라인업 보충"
  • ▲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마케팅사업부장 ⓒ정상윤 기자
    ▲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마케팅사업부장 ⓒ정상윤 기자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내 존재감을 확대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주식형과 채권형 ETF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 "지난해 ETF 순증액 8500억 원…10년 만에 2조 돌파"

    키움운용의 ETF마케팅사업부를 이끄는 정성인 부장은 최근 뉴데일리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ETF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려 안정적인 5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키움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2조7009억 원, 점유율은 2.2%로 국내 운용사 중 6위를 차지하고 있다. 키움운용에 앞선 한화자산운용(2조9583억 원‧점유율 2.4%), 뒤를 추격하고 있는 신한자산운용(2조6561억 원‧점유율 2.2%)과 치열한 5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키움운용은 특히 지난해 15개 ETF를 새롭게 상장, 순자산을 8500억 원 가까이 늘렸다. 작년 연중 최고점(3조3500억 원)을 기준으로 하면 무려 2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정성인 부장은 "지난해 순증액 8500억원 중 약 4800억원이 지난해 상장한 신상품에서 나왔다는 것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성장"이라며 "약 10년 만에 2조원의 벽을 넘어서면서 내부에선 나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키움운용은 자사 ETF 브랜드인 'KOSEF'와 'HEROES'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 2022년 액티브 ETF에 적용하는 HEROES를 선보인 바 있다. 국내 운용사 가운데 두 개의 ETF 브랜드를 갖춘 건 키움운용이 유일하다.

    다만 KOSEF와 HEROES의 이원화 전략을 앞으로도 이어갈지에 대해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장은 "미국에서도 블랙록이 아이셰어즈(iShares)라는 글로벌 넘버원 ETF를 운용하고 있지만, 액티브 ETF의 경우 블랙록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라며 "키움운용도 두 개의 브랜드 전략으로 가지만, 앞으로도 그러한 전략을 이어갈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ETF 브랜드의 변화를 주는 것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내부적으로도 치열하게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장은 올해 키움운용이 ETF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하는 데 있어서 2년 차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올해는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올해도 ETF 인력을 공격적으로 확충할 방침"이라며 "신상품 출시와 마케팅을 확대하기 위해 인력을 추가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부장은 이어 "지난해 ETF 조직을 새롭게 세팅해 나름의 성장을 거뒀고 조직의 안정화에도 성공했다"라며 "올해는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B2C 비즈니스 확대에 나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과 5~6년 전만 해도 ETF 시장의 메인 플레이어는 기관이었지만, 지금은 그 주체가 개인으로 완벽히 넘어간 것 같다"라며 "개인투자자를 어떻게 잡느냐가 운용사 ETF 사업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마케팅사업부장 ⓒ정상윤 기자
    ▲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마케팅사업부장 ⓒ정상윤 기자
    ◆ "채권형 및 해외 주식형 상품 출시 주력"

    키움운용은 올해 기존에 없던 채권형 ETF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는 '채권 명가'로 불리는 운용사답게 지난해 국내채권형 ETF 부문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정 부장은 "국고채 10년 ETF 등의 시그니처 상품을 기반으로 채권 ETF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라며 "중소형 운용사 중에서도 라인업을 많이 보유한 하우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에도 유의미한 성장은 채권에서 많이 나왔기 때문에 채권형 ETF의 수요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라며 "올해도 비어있는 채권형 라인업을 추가로 계속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채권형 ETF 시장은 지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커졌지만, 아직 해외와 비교하면 부족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의 진입이 지금보다 커질 경우 더욱더 의미 있는 양적 성장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형 상품의 경우 특히 해외 주식형 ETF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의 패권 분쟁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국가와 기업들에 대한 상품 라인업을 채워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정 부장은 "키움운용이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은 주식형 ETF로, 특히 해외 라인업이 부족하다"라며 "올해는 본격적으로 해외 주식형 ETF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유망할 테마로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꼽았다. 

    정 부장은 "이미 AI는 전 세계 메가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올해 반도체와 더불어 상황이 괜찮을 것"이라며 "AI를 가지고 누가 돈을 벌 것인지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AI를 이용하기 위해선 결국 반도체가 핵심이다 보니 회사는 반도체에 포커스를 맞춘 상황"이라며 "특히 반도체를 잘하는 해외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올해 '키움운용은 ETF를 잘하는 하우스'라는 인식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다양한 대면‧비대면 마케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부장은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끎과 동시에 공격적인 확장을 진행하면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이를 통해 5위권 하우스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