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예고에 다시 뛰는 저평가주지난달 24일부터 현대차 37%·KB금융 32% 등 급등재료 소멸로 단기 과열 해소 VS 3월 주총 앞두고 추가 상승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가 오는 26일로 임박한 가운데 그간 정책 기대감에 거침 없이 올랐던 저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들의 주가 향방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16일까지 현대차는 36.6%, 기아는 31.7% 급등했다. 정부의 저PBR 추진 소식 이후 저평가 종목으로 주목받은 가운데 실적 개선까지 더해지면서 주가는 크게 올랐다. 

    이 기간 현대차를 비롯해 대표적인 저PBR 종목으로 꼽히는 은행, 보험, 지주사 섹터를 중심으로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KB금융(31.7%), 하나금융지주(29.8%), 신한지주(14.1%), 한화손해보험(34.4%), 롯데손해보험(43.9%), 삼성생명(29.3%), 삼성물산(39.3%), LG(32.2%) 등이 대표적이다.

    설 연휴 이후 매수세가 다소 줄어들며 주춤하는 듯했던 저PBR 종목들은 정부가 오는 26일 구체적인 대책을 발표한다는 소식에 다시 주가가 상승하는 분위기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6일 기업의 자발적인 가치 제고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인센티브나 프로그램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기업 지배구조 관련 상법 개정에 대한 정책 과제, 기본 방향 등을 담을 수 있을지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증시 부양 대책이 공개되기 전 이미 시장은 저PBR주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발표가 나오면 시장은 재료 소멸로 조정받을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PBR은 2년 평균을 회복했는데 자동차는 3년 평균수준에 근접했고 은행, 증권은 3년 평균을 넘어섰다"며 "1차 밸류에이션 정상화는 어느정도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다음 스텝에서는 주주가치 제고에 기업 정책을 집중해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기대되거나 배당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이익 창출능력이 유효한 업종과 종목으로 슬림화될 전망"이라며 "단기 과열, 급등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는 매물 소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코스피가 저PBR주들의 강세에 급등한 만큼 단기 과열부담은 존재하지만 저평가 종목의 상승세는 장기적으로 유효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20년간 저평가받은 국내 증시를 정상화시키는 과정이기에 저PBR주 열풍 현상은 길게 지속될 것"이라며 "대만의 거래소도 PBR 관리를 꺼내 드는 등 아시아 증시 전반이 변화하고 있기에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한 숨 고르기는 있어도 큰 흐름에 접어들었다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과 맞물려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기업들이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주총시즌에 배당 절차 관련 내용들이 부각될 시 저PBR주들에 대한 개선 기대감 및 외국인 자금 추가 유입 이어질 수 있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이 동반된 저PBR 종목들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를 강조하고 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 지수 상단인 PBR 1배를 넘어서기 위해선 기업 실적의 개선이 필수적인 조건"이라면서 "지난해 4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면서 올해 기업이익 하향 조정이 가속화되고 있고 올해 1분기 실적 시즌 전까지 이익모멘텀 공백기로 지수의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이익모멘텀이 양호한 개별 종목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