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미래에셋그룹 세대교체 후속 인사GA 영업경력만 10년…김재식 부회장과 '투톱' 체계APE 감소-IFRS17 도입 등 불확실한 업황 '돌파구' 모색
  • ▲ 황문규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내정자. ⓒ미래에셋생명
    ▲ 황문규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내정자.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이 신임 각자 대표이사 후보로 황문규 GA(법인보험대리점) 영업부문 대표(상무)를 추천했다. 앞서 단행된 그룹 세대교체의 후속 인사인 데다 GA영업 분야에서 10년 이상 몸담은 전문가를 대표로 앉히는 만큼 업계 관심이 높다. '영업통'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만큼 불확실한 업황에서의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각자 대표이사 후보자로 김재식 부회장과 황문규 상무를 추천했다. 이번 임추위를 통해 추천된 CEO 후보는 다음달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이번 대표 선임은 무엇보다 지난해 4분기 단행된 그룹 세대교체의 후속 인사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높다.

    앞서 미래에셋그룹은 지난해 10월 그룹 창업 이후 최대 규모의 고위 임원진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샐러리맨의 신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을 비롯해 1997년부터 시작된 그룹의 초창기 역사를 함께해 온 창업세대가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2기 전문경영인 시대를 본격화했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2012년부터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등에서 대표를 역임한 변재상 전 사장이 고문으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김 부회장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이번 대표 선임을 통해 4개월여 만에 다시 공동 대표 체계를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미래에셋생명 측은 "지난 연말 인사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세대교체를 지속하고, 성과 중심 및 조직 효율성 제고에 방점이 찍혔다"며 "조직 측면에서는 경영환경 변동성에 대비한 선제적이고 충분한 효율 개선을 바탕으로 영업 인력 확대를 통한 보장성 보험 역량 강화와 영업지원 업무의 디지털 전환에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황 상무는 PCA생명 출신으로, GA영업만 담당해온 '영업통'이다. 1970년생으로 1993년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PCA생명에서 BA 세일즈 오피스, GA Regional Sales Office 팀장을 맡았다. 2018년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 합병 이후에는 미래에셋생명 GA영업팀장, GA영업본부장을 지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GA영업부문 대표를 맡고 있다.

    황 상무는 통합GA영업부문에서 쌓은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적 보험산업의 특성과 최근 현안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시장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량이 뛰어나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임추위 역시 황 상무 추천 이유로 "보험영업과 GA채널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영업에 대해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갖췄다"며 "그룹 비전을 공유하고 조직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은 김 부회장, 황 상무 '투톱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김 부회장은 경영관리총괄을, 황 상무는 영업 전반을 각각 맡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생명은 2005년부터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해왔다. 영업, 자산운용 등 사업부문별 전문성이 강화되고, 책임경영 체제가 구축된다는 판단에서다. 보험업권 특성상 경영관리, 자산운용, 보험영업 등 분야가 방대해 단독 대표 체제로는 전문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각자 대표 체제에서 조직 안정화와 내실 강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이 GA영업부문 대표를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한 것은 GA부문 영업력을 강화해 보험시장의 불확실성을 넘어서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생명의 주력 상품인 변액보험은 현재 고금리와 증시 불황으로 관심도가 떨어진 상황이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가운데 일부를 주식·채권 등에 투자한 뒤 운용해 얻은 수익을 계약자에게 나눠 지급하는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 저금리와 주가 상승기에 관심이 높아진다.

    실제 '신계약 연납화 보험료(APE)'가 감소하면서 '영업통'이 필요한 시점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APE는 보험료 월납·분기납·일시납 등 보험료를 1년 단위로 환산한 것으로, 영업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지난해 3분기 APE는 2090억원으로, 전년동기 2482억원보다 15.8% 줄어들었다.

    또한 올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보험사들의 이익에 직결되는 보험계약마진(CSM) 확보가 주요 변수로 떠오른 만큼 보장성보험 판매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건강보험,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 매출을 올리기 위해 GA 채널 영업 전문성을 가진 인물이 대표 적임자로 거론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영업통 CEO가 보험사 영업 전면에 나서는 추세"라며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각 분야에 강점을 가진 전문가를 전면 배치하는 방식으로 영업 불확실성을 극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