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작년 매출 31.8조원… 이마트·롯데 매출 첫 추월이마트,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 바꾼다… ‘ONE LESS CLICK’롯데쇼핑, ‘트랜스포메이션 2.0’ 화두… 리테일테크, AI 강화
  • ▲ 좌측 김범석 쿠팡 창업자, 우측 상단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우측 하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각사
    ▲ 좌측 김범석 쿠팡 창업자, 우측 상단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우측 하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각사
    영원할 것 같은 이마트, 롯데쇼핑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유통업계 공룡으로 꼽히는 두 회사가 모두 쿠팡에 연간 매출 1위를 내어주면서 시장 판도가 뒤집혔기 때문이다. 특히 쿠팡은 창사 이후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음에도 이마트,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을 모두 뛰어넘었다.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이제 쫓기는 입장이 아니라 쫓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이를 위한 준비도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중이다. 양사는 모두 올해를 기점으로 ‘체질 변화’를 본격화한다는 각오다.

    28일 쿠팡Inc는 28일(한국시간)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은 31조8298억원(243억8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0% 오르며 30조원을 처음으로 넘겼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도 6174억원(4억7300만달러)로 사상 첫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실적을 기점으로 유통업계의 순위는 뒤집혔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9조4722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유통업계 1위를 내어줬다.

    롯데쇼핑도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4조55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하면서 쿠팡과의 매출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졌다. 오프라인 기반의 전통적 유통업체 매출이 2010년 출범한 이커머스 플랫폼에 선두를 내어준 셈이다. 

    다만 추격자가 된 올해 이마트, 롯데쇼핑의 각오도 남다르다. 양사는 모두 하나같이 ‘체질변화’를 올해 화두로 내걸고 본격적인 반격을 준비 중이다.

    먼저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지난 27일 롯데쇼핑 인트라넷에 CEO 영상 메시지를 통해 ‘트랜스포메이션 2.0’을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트랜스포메이션 1.0의 체질 개선을 지속 진행하면서 신규 사업을 탐색하고 실행하고 리테일 테크 분야의 트랜스포메이션과 오카도 추진, 동남아 프리미엄 쇼핑 1번지를 위한 해외 사업 가속화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 인공지능(AI) 기술도 적극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글로벌 리테일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롯데도 지난해 9월 ‘라일락(LaiLAC·Lotte ai Lab Alliances&Creators)’ 센터를 만들고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적극적 변화를 주문했다. 그의 화두는 ‘ONE LESS CLICK’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리테일 업계 전반의 지각 변동과 관련해 쇼핑할 때 생긴 ‘단 한 클릭의 격차’가 고객의 마음을 흔들고 소비의 패턴을 바꿨다”며 “사소해 보이는 ‘한 클릭의 격차’에 집중해야 경쟁사와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을 전부 바꿔야 한다”며 “기업 활동의 본질은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대표이사 40%를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혁신을 진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재편하고 본격적인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약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오프라인 유통과의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온라인 배송 서비스가 안착하기 시작했고 오프라인만의 강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대표 오프라인 유통사 월마트 역시 수년 전 아마존에 매출 역전을 허용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경쟁자로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며 “오프라인 인프라는 여전히 유통 기반으로 이커머스 업계가 보유하지 못한 경쟁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