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진행 중, 아직 진척없어인력감축·구조조정, 인건비 긴축기조 지속자회사 중심 경영효율화, 공동대응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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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임금 및 단체교섭 협상에서 사측의 인건비 감축 기조와 성과 공유를 내세운 노조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전후로 계열사별 임금 및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 노조 관계자는 “교섭권을 가지고 있는 자회사들 임금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아직 단체교섭은 시작하지 않았고, 성과가 나오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노조는 가입돼있는 9개 법인이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진행 과정상으로 중간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예년이라면 이맘때쯤 결론에 가까워졌겠지만, 올해 여러가지 일이 많아서 판단이 어렵다”고 전했다.

    양사 모두 인건비 긴축 기조가 예상되는 만큼 협상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현재 분위기로는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임금단체협상이 2~3개월가량 더 걸릴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인건비로 2조1759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5.3% 증가한 수치다. 2021년과 비교해선 40%가 넘게 늘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성과급에도 반영하며 인건비 증가 폭이 비용 부문에서 가장 컸다.

    인력 감축과 인건비 절감은 성과가 나지않는 계열사 정리를 통해 이뤄지는 모습이다. 이는 본사도 마찬가지로, 2020년 4076명이었던 네이버는 2022년 4930명까지 늘어난 후 2023년 6월말 기준 4318명으로 감소했다. 파파고·클로바·웨일 사업부 인력을 네이버클라우드로 이관한 영향이지만, 신규 인력채용도 이전보다는 줄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과를 공유받고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임금 협상에도 난항이 예고된다. 지난해 네이버 임금협상 과정에서는 사측이 3.8% 기본급 인상을 제안했다가 노사관계가 경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기본급 5% 인상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여름에야 합의에 이르렀다.

    카카오는 준법과신뢰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검증·통제 체제가 강화되는 등 변화의 폭이 큰 만큼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쇄신 일환으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주요 계열사 리더십 교체를 앞둔 만큼 임단협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양상이다.

    지난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진행한 희망퇴직 사례처럼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 효율화도 이어갈 예정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2분기 SM엔터테인먼트 편입 효과로 전사 직원이 1만7900명까지 늘어난 이후 지속적으로 직원 수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3분기에는 1만7208명, 4분기는 1만7117명으로 계속해서 보수적인 채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최혜령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인력 효율화, 보수적 채용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라 올해 인건비 증가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적 채용 기조와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감축이 화두가 되는 만큼 임금 협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거라는 예상이 나온다. 카카오는 2022년 기본급이 15% 인상된 이후 지난해에는 6% 인상 폭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올해는 사측이 불안정한 경영환경으로 인해 보수적으로 임금 인상을 책정하면서 ‘짠물협상’이 예상되는 만큼 정당한 보상과 성과 공유를 요구하는 직원들과 사측의 대립은 심화될 전망이다.

    한편, IT업계 노조들의 연대도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 네이버, 카카오 노조 등을 포함한 IT위원회는 임급교섭 과정에서 공정한 성과 배분을 위해 연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2022년 네이버 자회사 5곳이 중앙노동위원회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한 사례처럼 연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교섭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생산성이 떨어지는 자회사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조직과 인건비 효율화를 추구하는 상황”이라며 “경영상 변수 등으로 인해 노사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아 빠른 시일 내에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