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데이터방송(T커머스) 생방송 송출 허용 검토홈쇼핑 업계, 출혈경쟁을 심화시켜 홈쇼핑 산업 붕괴 우려 의견 제시“생방송 비허용 전제로 데이터방송 사업 승인한 정부 취지와도 배치돼” 주장
  • ▲ 왼쪽부터 동국대학교 강재원 교수, 법무법인 인 권창범 변호사, 중앙대학교 성동규 교수, 인하대학교 하주용 교수,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사무총장, 경기과학기술대학교 조춘한 교수. ⓒ뉴데일리
    ▲ 왼쪽부터 동국대학교 강재원 교수, 법무법인 인 권창범 변호사, 중앙대학교 성동규 교수, 인하대학교 하주용 교수,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사무총장, 경기과학기술대학교 조춘한 교수. ⓒ뉴데일리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사업자들의 생방송 송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서자 TV홈쇼핑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애초에 생방송 비허용을 전제로 T커머스 사업을 승인한 정부 취지와 배치될 뿐더러 최근 부진에 빠진 TV홈쇼핑 경쟁이 심화돼 산업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한국방송학회는 29일 서울 광화문 스페이스에이드 CBD제니스홀에서 ‘TV홈쇼핑과 데이터홈쇼핑의 역무 구분과 홈쇼핑 산업 발전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하주용 인하대 교수, 성동규 중앙대 교수, 강재원 동국대 교수, 권창범 법무법인 변호사,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T커머스 사업자 생방송 송출 허용을 놓고 지난달부터 CJ·GS·현대·롯데 등 국내 7개 TV홈쇼핑 업체들과 미팅을 통해 의견을 청취 중이다.

    TV홈쇼핑과 T커머스는 방송법상 모두 상품 소개 및 판매에 관한 전문 편성을 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 해당한다. 차이점은 TV홈쇼핑이 ‘텔레비전방송’에 해당하는 반면 T커머스는 ‘데이터방송’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이에 T커머스는 영상 화면이 전체 화면의 2분의 1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화면비율 규제’와 생방송 송출 금지 규제를 받고 있다.

    최근 몇년 간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T커머스 업계는 정부에 생방송 송출 허용을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 생방송 송출 금지 규제가 명문화되지 않았고 TV홈쇼핑 간 경계도 모호해 규제 완화에 무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정부가 ‘규제 개혁’을 내세우면서 T커머스사의 생방송 규제 허용이 급물살을 탄 상황이다.

    TV홈쇼핑 업계는 당초 생방송 금지를 전제로 데이터홈쇼핑 사업을 승인한 정부 취지와 배치되는 움직임이라며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변경은 시장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TV채널 난립으로 업계 전반이 출혈 경쟁에 돌입해 결국 산업 전체가 쇠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놨다.

    권창범 변호사는 “방송법 상 TV홈쇼핑과 T커머스, 두 역무 구분돼있기 때문에 현행 방송법 개정 없이 생방송 허용하면 방송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목적과 역무에 맞게 산업이 발전해야 하는데 지금은 규제 완화라는 미명 하에 서로의 영역을 붕괴시키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사무총장은 “오히려 소비자에게 어떤 상품을 잘 추천할지 기술적인 것이 더 중요하지 생방송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재원 동국대학교 교수는 “T커머스의 생방송 허용은 공멸의 길”이라며 “정부의 실책이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홈쇼핑사 관계자는 “별개의 사업권이 동일한 서비스로 변질되어 종국에는 특정 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며 “해외 OTT로 죽어가는 국내 방송시장에 대한 고민도 부족해 보이며, 유료방송과 중소기업 등에 큰 영향을 끼치는 정책 변경인 만큼 정부는 시간을 두고 사업자와 충분히 소통하여 갈등을 풀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