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누적 복귀 565명 … 전체 이탈자 중 6% 불과 중증환자 비중 높은 대형병원 의료공백 '빨간불' 의협 비대위, 업무개시명령·압수수색에 분노"국민께 불편을 끼쳐드릴 수도" 3일 총궐기대회 기점 대정부투쟁 수위 올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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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성진 기자
    정부의 최후통첩에도 전공의는 등을 돌렸다. 전공의 비중이 높고 중증질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공백이 심화할 전망으로 병원장들이 전공의 복귀를 호소하고 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는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공시송달한 것에 분노하며 의료 파국을 거론했다. 오는 3일 여의도에서 진행되는 의사총궐기대회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1일 보건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복귀 시한이던 전날 전공의 271명이 추가로 의료 현장에 돌아왔다. 누적 복귀자는 565명(주요 100개 수련병원 기준)이다. 근무지 이탈로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전공의 9438명 중 복귀율은 6%에 불과하다. 

    이날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소속 전공의들에게 "여러분을 의지하고 있는 환자분들을 고민의 최우선에 두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며 "하루 속히 환자분들 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완치의 희망을 안고 찾아온 중중환자, 응급환자 분들에게 여러분은 가장 가까이에서 환자들이 의지할 수 있는 의사 선생님"이라며 "더구나 우리 병원은 중증환자 치료와 필수 의료 비중이 매우 높고 그 중심에 선생님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의 주장과 요구는 환자 곁에 있을 때 힘을 얻고 훨씬 더 잘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이화성 가톨릭대학교 의료원장도 산하 병원 전공의들에게 "기관의 책임자로서 미안한 마음"이라며 "그동안 지켜왔던 우리의 소명과 우리를 믿고 의지해 왔던 환자분들을 생각해 속히 각자 의료 현장으로 복귀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해당 메시지는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부천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대전성모병원 등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병원 전공의들에게 e-메일과 문자로 전달됐다.

    앞서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원장들도 각각 전공의 복귀를 호소했다. 이들도 "환자부터 생각하고 병원에 복귀해달라"는 공통된 메시지를 보냈다. 

    빅5 병원은 전국적으로 중증환자가 최종 진료를 받으러 오는 곳으로 전공의 비중도 높아 미복귀 시엔 의료대란이 불가피하다. 

    ◆ 의협 비대위, 초강경 발언 '의료 파국' 

    병원장들의 호소와 달리 의협 비대위는 정부가 이날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공시송달하고 의협 등을 압수수색하자 "인권 탄압행위"라며 반발했다.

    의협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전공의들의 자발적인 의사로 이루어진 사직서 제출을 의협 비대위가 교사했다고 누명을 씌우고, 의협 회원이기도 한 전공의들의 어려움을 돕고자 한 행동을 집단행동 교사 및 방조로 몰아가는 정부의 황당한 행태에 의사들은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 비대위의 공분은 논란의 발언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오늘은 의사들이 자유를 위해 저항하고 행동하고,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완전히 비가역적으로 변화하는 첫날이 될 것"이라며 "의사들은 한 명의 자유시민으로 인정받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 해나갈 것이며 국민 여러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의사들은 어제까지도 정부에 의료를 파국으로 몰고 가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고 호소했다"면서 "하지만 끝내 의료를 파국의 길로 몰아가려는 정부를 막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의협 비대위는 회원들에게 오는 3일 열리는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 참여를 당부했고 이를 기점으로 대정부 투쟁의 수위를 올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