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이어 또 신고가, '17만닉스' 기대감주요 임원 자사주 매도에 '고점 인식'도HBM 수혜 전망에 "주가 더 오를 것" 전망
  •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 반도체 열풍에 힘입어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AI에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 우위를 선점한 SK하이닉스가 꿈의 '17만 원'을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일 16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6.59% 오른 것으로 AI 반도체 열풍에 연일 주가 고공행진을 이었다.

    이날 장 중에는 7.62% 오른 16만8100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도 주가가 16만6900원의 신고가를 올린 가운데 현재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월 초 대비 20% 가까이 뛰었다. 

    금일(5일)에는 장중 16만7000원까지 상승한 뒤 등락을 거듭하다 0.42% 하락한 16만5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간밤(현지시간 4일) 미국 반도체 대표주인 엔비디아와 AMD가 각각 4~5%대 강세를 보이며 SK하이닉스 주가를 견인했다. 이에 간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신고가를 찍는 등 AI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이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SK하이닉스를 사들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1조1569억 원으로 외국인 순매수 2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HBM 시장에서 월등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부터 차세대 HBM 제품인 HBM3E 출하가 시작되는 가운데 올해도 SK하이닉스는 경쟁사 대비 시장점유율(M/S), 수익성 모두 우위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업황 반등의 방향성이 확인된 상황에서 낸드 역시 추가로 적자가 확대되기보다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HBM 수혜에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9만2000원으로 제시했으며,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다올투자증권도 19만 원으로 눈높이를 높였다.

    주가가 연일 고점에 오르자 SK하이닉스 주요 임원들은 자사주 매각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소속의 한 임원은 지난달 3차례에 걸쳐 자사주 1099주를 1억6700만 원에 매도했다. 

    또 다른 임원들도 각각 1억5500만 원(1000주), 1억3500만 원(900주), 1억700만 원(721억 원) 어치의 자사주를 팔았다. 일부 임원들은 자사주를 모두 팔아 1주도 보유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시장에서는 임원들이 고점 매도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통상 기업 내부사정과 전망에 밝은 임원들이 주식을 팔았다는 자체가 고점 인식이 내제됐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임원들의 지분 매각은 회사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SK하이닉스의 상황은 조금 다르게 평가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이미 업계 최초로 HBM3 양산을 시작해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데다, 5세대 HBM인 HBM3E 양산으로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추산한 올 1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 평균치는 1조1320억 원으로, 연간 전망은 12조~14조 원 수준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부터는 HBM 생산을 위한 TSV(실리콘 관통 전극) 생산량이 늘면서 HBM의 D램 내 매출 비중이 20%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