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가전·OLED TV 성장 견인美+유럽 2년 연속 30조 돌파"해외 점유율 더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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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북미 시장에서 사상 처음 매출 20조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사업 환경 악화 속에서도 수요가 꾸준한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19일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는 미국·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20조 347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럽에서도 12조 1293억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두 지역 합산 매출은 32조 4768억원으로 2년 연속 30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매출에서 두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도 35.5%로 소폭 늘었다.

    북미와 유럽은 대표적인 프리미엄 가전 및 TV 시장으로 꼽힌다. 북미는 세계 최대 가전·TV 시장이고 유럽은 프리미엄 제품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LG전자는 2016년 런칭한 프리미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와 고화질·고성능 '올레드 TV'를 필두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프리미엄 수요 증가에 따라 지난 2022년 미국 테네시 공장을 증설했는데, 해당 공장은 지난해 한국 기업이 해외에 세운 공장 중 최초의 세계경제포럼(WEF) 등대공장으로 선정되면서 생산 혁신 경쟁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럽에서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갖춘 다양한 생활가전 신제품을 앞세워 공략하고 있다. 유럽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2030년까지 에너지 소비와 러시아산 화석 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한다는 '리파워EU(REPowerEU)'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유럽 내 고객들의 고효율 전기제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크게 높아지고 있어 인버터 모터와 컴프레서 등 차별화된 핵심부품 기술력을 기반으로 유럽 고효율 가전시장을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LG전자의 이러한 성장은 2022년 1월 취임한 지난해 초 취임한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의 글로벌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 대표는 1996년 독일 뒤셀도르프 지사 근무를 시작으로 캐나다·호주·미국 해외판매법인장, RAC사업부장, 북미지역대표 등을 거친 전자업계 대표 '해외통' CEO로 꼽힌다. 34년 재직기간 중 절반 넘는 기간을 해외에서 근무했다.

    북미 매출 및 거래선 확대, 테네시주 지능형 자율공장 설립추진, RAC 사업에 대한 매출 성장 견인 등의 성과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CEO 직속 해외영업본부 산하에 해외법인역량강화담당 조직을 꾸렸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시장을 세분화해 맞춤형으로 공략하기 위한 조치다"면서 "프리미엄 가전 최대 시장인 북미·유럽 등 기업 간 거래(B2B) 확대와 현지 시장 점유율 확보에 관한 전략을 마련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선 어렵지만, 해외에서는 시장 점유율을 더 늘릴 수 있다"고 독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