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공매도 금지 이후 대차잔고 주수‧금액 줄어들어공매도 감소 불구 2차전지株 대차거래 지속…상위권 이름 올려금감원 공매도 토론 이후 소폭 감소…6월 전면 재개 여부 촉각
  • ▲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모습 ⓒ금융감독원
    ▲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모습 ⓒ금융감독원
    지난해 11월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지 4개월이 지난 현재 공매도 대기 자금인 대차잔고가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투자가 축소되는 모습이지만, 일부 업종에선 여전히 공매도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차전지와 제약‧바이오 대형주의 경우 여전히 공매도 잔고가 지속됐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공매도 대차잔고 금액은 59조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해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발표한 지난해 11월 6일(89조3887억 원)과 비교하면 33.9%(30조3824억 원)가량 줄어든 규모다.

    대차잔고 주 수도 줄었다. 지난 15일 기준 대차잔고는 13억6688만 주 수준으로 연일 최저치를 쓰고 있다.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 직전인 지난해 11월과 비교했을 땐 무려 7억 주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대차잔고 규모는 4개월여간 꾸준히 줄어들어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통하는 대차거래는 주식을 보유한 기관이 차입기관에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준 뒤 나중에 돌려받는 거래 방식을 말한다.

    국내 주식시장은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돼 있어 공매도를 하기 위해선 대차 계약 체결 여부에 관한 확인이 필요하다. 이에 대차잔고가 감소한다는 것은 향후 공매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차거래 차입자는 차입 주식을 공매도 이외의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대차거래 잔고가 공매도 수량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들 사이의 상관관계가 있어서 시장에서는 대차거래 잔고를 공매도 대기 자금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다.

    공매도 투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특히 금지 조치 이전에도 타깃이 됐던 2차전지와 제약‧바이오 업종 등에선 여전히 대차잔고 잔고가 활발히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 순보유 잔고 금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포스코퓨처엠으로, 약 9430억 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LG에너지솔루션(8840억 원), POSCO홀딩스(3679억 원), 셀트리온(2885억 원), 엘앤에프(2303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에코프로비엠이 1조2190억 원으로 가장 많은 공매도 순보유 잔고 금액을 기록했다. 이어 에코프로(7982억 원), HLB(3456억 원), 셀트리온제약(601억 원) 등 2차전지주와 바이오 대형주들이 높은 공매도 잔고 규모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은 특히 공매도 대차잔고 규모가 4개월간 지속해서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대차잔고가 상승세를 보여왔다. 

    실제 ▲포스코퓨처엠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HLB ▲셀트리온제약 등은 지난 2월 초와 비교했을 때 두 달여 간 대차잔고가 오름세를 기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차거래 주식이 상환되면서 대차거래 잔고 수도 감소하고 있지만, 2차 전지 업종 등 일부 공매도 잔고 비율은 높은 상황"이라며 "여전히 2차전지‧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상승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2차전지 및 바이오주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6월 말 공매도 전면 재개 여부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 이들 종목의 공매도 규모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13일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서 이복현 원장은 공매도 재개에 대해 "투자자가 많은 불신을 가지고 있고, 강한 문제 제기가 있는 와중에 성급한 결론을 내릴 생각은 없다"라며 "무작정 시간을 미룰 순 없기 때문에 논의를 빨리 진행시키겠다"라고 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그간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할 수 있는 방안 4~5개에 대해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한두 달 내로 공매도 실시간 차단 시스템 구축에 관해 설명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