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사직 철회' 개인적 의견… 정부와 합의점 도출 시간 걸릴 듯전국의대교수 비대위 vs 전의교협 비대위… 헷갈리는 행보 25일부터 의대 교수 사직 행렬… 전체 아닌 일부 교수들 자율적 판단
  • ▲ 방재승 방재승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 ⓒ이종현 기자
    ▲ 방재승 방재승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 ⓒ이종현 기자
    방재승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의 '사직 철회' 발언이 나왔지만 개인적 의견으로 전체 의대 교수들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주부터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은 변동 없이 진행된다.

    앞서 방 교수는 한 방송에 출연해 "정부가 전공의 조치를 풀어주고 대화의 장을 만들면 저희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의대증원에 따른 의사 백기론으로 해석됐다.

    22일 다수의 의대 교수들은 조건부 사직 철회와 관련 "사실무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후 방재승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에서도 사직 철회 등을 결정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방 교수는 그간 강대강 대치 국면을 풀기 위해 노력한 인물이다. 사직 결정에 힘을 모으면서도 중재안을 꺼내고 의사들의 반성과 정부 비판 등 상반되지만 다양한 주장을 내놨다. 

    사직 철회 역시 봉합의 대안이었겠지만 문제는 대표성이 없다는 점이다. 그는 "사직 철회 등은 개인의 의견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미 빅5 병원을 포함한 전국 수련병원 소속 교수들은 사직서 제출을 확정한 상태다. 정부의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 '전공의 처분 전면 중단'과 같은 결정이 나오지 않는 이상 번복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의대 교수의 일괄 사직은 아니고 일부의 자율적 결정이다. 
       
    그런데도 의대 교수들의 입장이 계속 바뀌는 형태로 그려지는 것은 방 교수의 전국의대과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 비상대책위원회가 구분됐기 때문이다. 이름도 비슷하니 일반인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전의교협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만들어진 단체로 전체 40곳의 의대 중 39곳이 참여 중으로 김창수 연세의대 교수가 회장 및 비대위원장직을 수행 중이다. 방 교수의 비대위는 비전임교원도 포함한 형태로 이번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중지를 모은 곳이다. 

    다수의 의대 교수 및 비대위원장들은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전의교협이 의대 교수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단체가 맞다"며 "논의도 되지 않은 개인적 의견이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표출되는 것은 국민 혼란을 발생시키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의교협 소속 교수는 "우리 단체에 속한 39개의 의대 교수들이 학교별로 중지를 모아 사직을 결정한 것이고 우리는 그 행위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상태가 됐는데 사직 철회를 언급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했다. 

    이어 "전국 의대 교수들의 입장은 전의교협이 대표성을 갖고 있다"며 "논의도 안 된 의견이 계속 표출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