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올리브영’ 울타뷰티, 美 소비 침체에 매출 목표치 낮춰KDI, “올해 민간 소비 개선 어렵다” 전망올리브영, “변화하는 소비환경 맞춰 옴니채널 전략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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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리브영
    미국의 대표적 헬스&뷰티(H&B) 스토어인 울타뷰티가 올해 목표 매출을 낮춰 잡으면서 국내 1위 H&B 사업자인 CJ올리브영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울타뷰티는 미국 내 소비 침체와 뷰티업계 경쟁 과열로 올해 매출 성장률이 예년 대비 둔화될 것으로 자체 전망하고 있는 상황. 이같은 분위기는 국내도 마찬가지여서 울타뷰티의 보수적인 목표치가 올리브영의 선행지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소매협회(NRF)는 올해 미국 소비 지출이 전년 대비 2.5~3.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10년 평균치(3.6%)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그동안 호황을 누렸던 뷰티 업계는 긴장모드에 들어갔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지난 3년 동안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던 울타뷰티는 올해 매출 목표치를 예년 대비 낮춰 잡았다.

    데이비드 킴벨 울타뷰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일(미국 현지시간)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가격대와 제품 유형 관계 없이 모든 부문에서 소비가 둔화하고 있다”며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 늘어난 117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타뷰티의 자체 전망에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울타뷰티 주가는 최근 한 달 사이 약 18% 떨어지는 등 크게 흔들렸다.

    업계는 울타뷰티의 이같은 보수적인 움직임이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올리브영의 선행지표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올해 국내 소비 분위기도 미국 못지 않게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민간 소비 전망치를 종전 대비 0.1%p 내린 1.7%로 제시했다.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된 점을 반영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상품소비와 서비스소비 둘 다 좋지 않지만 고금리에 민감한 상품소비가 특히 더 좋지 않다”며 “고금리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올해는 민간소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매출 4조원 돌파를 눈 앞에 둔 올리브영이 소비 침체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3조8612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40%나 급증한 성적표를 받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660억원으로 70%나 늘었고 순이익은 67% 증가한 3473억원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그러나 고물가로 인한 민간 소비 침체와 뷰티 경쟁 심화로 올리브영이 올해 매출 4조원이라는 기록을 쓸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랄라블라, 롭스, 세포라 등 H&B 시장에서 경쟁사들은 모두 철수했지만 쿠팡, 알리익스프레스와 같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뷰티 카테고리 확장에 나섰다는 점은 올리브영 입장에선 위협 요인”이라고 말했다.

    올리브영도 유통환경의 변화와 플랫폼 간에 격화되고 있는 경쟁을 인식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국내에서는 옴니채널 전략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K뷰티 플랫폼으로서 영향력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기존 뷰티시장 리딩 플레이어로서의 지위 제고와 옴니채널 서비스의 진화 등 기존 플랫폼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소매유통업 환경에 발맞춰 옴니채널 플랫폼으로서의 전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