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화되는 소비 취향… 기성 브랜드보다 중소 브랜드 인기 높아져뷰티・패션 등 취향의 영역에서 인디브랜드 빠르게 성장 올리브영, 무신사 등 매출 100억원 넘는 중소브랜드 증가 추세
  • ▲ ⓒ올리브영
    ▲ ⓒ올리브영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을 충족시키는 신진・중소 브랜드들이 떠오르면서 대형 브랜드가 주도해온 패션・뷰티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리브영, 무신사와 같은 플랫폼에서 연 매출 100억원이 넘는 인디브랜드 숫자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뷰티, 패션 등 ‘취향’이 강하게 작용하는 소비재 시장의 트렌드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면서 이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디브랜드가 무섭게 성장 중이다.

    고물가로 인해 소비가 둔화된 분위기 속에서도 연 매출 100억원이 넘는 인디브랜드 숫자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뷰티 브랜드의 등용문으로 통하는 CJ올리브영의 경우 입점 브랜드 가운데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곳이 전년 대비 30%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매출 100억원을 달성한 브랜들의 절반 이상(51%)이 중소기업 브랜드라는 점이다. 지난 2020년 39%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20년 기준 매출 상위 10대 브랜드 중 국내 중소 브랜드는 4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7개를 인디브랜드가 채웠다. △넘버즈인 △닥터지 △라운드랩 △롬앤 △메디힐 △클리오 △토리든 등이 국내외 대기업 브랜드들을 제치고 올리브영 판매 상위를 차지한 것.
  • ▲ ⓒ무신사
    ▲ ⓒ무신사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에서도 중소 디자이너 브랜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무신사 안에서 연 매출 100억원을 넘긴 브랜드는 전년 대비 약 36%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해외 브랜드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를 제외하면 입점사 10곳 중에서 7곳이  중소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게 무신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연 매출 100억원을 넘긴 브랜드는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 △인사일런스 △라퍼지스토어 △쿠어 등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연 매출 100억원은 온라인 중심의 패션 브랜드들이 달성할 수 있는 거의 최대치로 본다”며 “오프라인 매장 없이 달성한 성과라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재구매율이 높고 팬덤이 탄탄한 매출 10억원 이상 브랜드도 지난해 급증했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 1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곳은 500여개 브랜드로, 전년 대비 약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신사 관계자는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받는 중소, 신진 브랜드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소비 형태가 빠르게 전환되면서 소비자 니즈는 더 세분화될 전망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 어느 때보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소비재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 없이 브랜드 파워만으로 생존하기는 쉽지 않아졌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디 브랜드의 인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