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 직접 브리핑 예정6개 지방 국립대 총장 건의안 받아들여질 가능성 커 내년 의대증원 규모, 2000→1000명 줄어들 수도
  • ▲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의과대학 증원 규모를 대학이 자율 조정할 수 있게 하자는 6개 지방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를 논의한 뒤 그 결과를 특별 브리핑 형식으로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브리핑에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이 배석한다.

    전날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충남대, 충북대, 제주대 등 6개 국립대 총장은 건의문을 통해 "(6개 거점국립대학은) 교원, 시설, 기자재 등 대학별 인적·물적 자원 확보 상황이 상이하다"며 "정부는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의 경우 각 대학별로 자체 여건을 고려해 증원된 의과대학 정원의 50%에서 100%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곧장 검토에 착수했고 내부에서는 절충안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는 기류다. 교육부는 전날 오후부터 나머지 국립대와 사립대를 대상으로 입장을 확인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정부는 모집인원 조정을 허용할 경우 각 대학에서 학칙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빠르게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증원 규모가 큰 거점국립대 위주로 '증원 50% 감축'이 이뤄지면 애초 2000명이었던 의대 입학정원 증원분은 1500명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사립대 역시 증원분 50% 선발에 동참할 경우 증원 규모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증원된 32개 의대가 모두 증원분을 50%만 선발하겠다고 할 경우, 내년 의대 증원 규모는 2000명에서 최소 1000명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번 건의는 의대 학장이나 교수가 아닌 총장이 주도해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동안 의정갈등 양상과는 다른 모습이다.

    대학 본부 측은 의대 학장과 교수들의 반대에도 각 대학의 의대 증원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의대 학사 파행이 장기화하자 대학 본부 측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6개 국립대 총장들은 "의정 갈등으로 개강 연기와 수업 거부 등이 이어지면서 의대 학사가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수험생과 학부모가 기다리는 대입 전형을 확정하는 데에도 학교마다 진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번 의대 증원의 최대 수혜자인 지방 거점 국립대가 모집 정원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정부에 제안하면서 장기화하는 의정 갈등이 봉합 수순을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립대 총장들의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정부는 애초 목표했던 증원의 정당성과 방향성은 인정받으면서도 대학에 자율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사태를 일단락지을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어떤 검토 결과를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