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63% 하락…장중 3% 내렸으나, 장중 하락분 만회고금리·고환율·고유가에 중동전쟁 리스크 겹악재 덮쳐"당분간 지정학적 위기 직면…미국 금리 인하 시점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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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미사일 보복공격 소식에 급락했던 코스피 지수가 장중 낙폭을 다소 줄이며 마감했다. 

    고금리·고환율·고유가 등 3고(高) 우려에 중동전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상황이 최악으로 가진 않을 것이란 뉴스에 안도감이 시장에 번진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동 지정학적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변화 가능성이 지속된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84포인트(1.63%) 내린 2591.8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34.01포인트(1.29%) 내린 2600.69로 출발해 장중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재보복 소식에 3% 넘게 떨어지며 2553.55까지 밀려났다. 코스피가 장중 2550대까지 후퇴한 것은 지난 2월 2일(2559.39)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오후 들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제한적이라는 소식에 낙폭을 줄여갔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488억 원, 6557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은 홀로 9257억원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2.51%), SK하이닉스(-4.94%) 등은 전일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 주가가 흔들린 여파에 하락했다. 이밖에 LG에너지솔루션(-2.65%), POSCO홀딩스(-0.9%), 기아(-1.6%) 등도 내렸다. 현대차(1.73%), NAVER(0.94%) 등은 상승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미사일로 타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심이 크게 위축됐다. 

    미국 ABC뉴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새벽 미사일로 이란 내부 시설을 공격했다. 이스라엘이 이날 이란에 미사일을 발사한 건 지난 13일 이란으로부터 대규모 공습을 받은 지 6일 만이다.

    다만 이스라엘의 공격이 군 기지를 겨냥했음에도 핵 시설 피해는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확산, 장중 하락의 상당 부분을 만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보도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지수가 급락했으나, 이후 사태 악화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다소 과도하게 유입됐던 우려가 한층 완화됐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채권·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속에 특히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수급 여건이 악화됐다"라고 덧붙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또한 "중동 이슈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지 않자 달러화와 엔화는 강세 폭을 축소하고 국채 가격 상승 폭을 축소했다"라며 "미 시간 외 선물 또한 하락 폭을 축소했고 이에 힘입어 한국 증시도 하락 폭을 줄였다"라고 분석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3.74포인트(1.61%) 내린 841.91에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 투자자는 각각 2611억 원, 994억 원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359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HLB(2.77%), 리노공업(1.48%), 클래시스(1.41%) 등은 상승했다. 엔켐(-5.07%), 알테오젠(-4.43%), 이오테크닉스(-3.25%), 셀트리온제약(-2.39%), 레인보우로보틱스(-0.94%), 에코프로비엠(-0.66%), HPSP(-0.11%) 등은 내렸다.

    환율도 치솟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9.3원 오른 1382.2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연준 인사의 매파적 발언에 8.1원 오른 1381.0원에 거래를 시작한 후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 소식에 장중 20원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오후 들어 제한적 공격 소식에 상승 폭을 줄였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장중 한때 3% 이상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넘기도 했다.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106.35로 급등했으며, 금값은 온스당 2400달러를 재차 넘어섰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지난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 이어 오전에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격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 작용했다"라며 "당분간 지정학적 이슈와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 기대 변화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중동전이 확전될 경우 코스피가 2510선,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는 염두해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어설 수 있을 전제 조건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