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4월 기업대출 증가율, 전월비 10조 늘어최근 2년 새 최대 폭 증가… 연체율도 상승 전문가 "기업부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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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가계대출을 옥죄자 은행들이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하면서 기업대출 증가율에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이 겹치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대출의 부실이 커지고 있어 은행 건전성 악화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기업 대출(대기업+중소기업)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96조455억원으로 전달 대비 10조8940억원 증가했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말과 비교하면 75조9676억원(약 11%)이 증가했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이 10조 원 넘게 늘어난 건 최근 2년 새 처음이다. 올해 들어서(1~4월) 5대 은행에서 나간 대기업 대출만 28조7316억 원에 이른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기업 대출은 151조 2219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 1376억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644조 8235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 7563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악화 등으로 한계기업이 늘면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35%로 전 분기 말에 비해 0.04%포인트(p) 올랐다. 지난해 1분기 말 0.30%와 비교하면 0.0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고금리로 치솟은 이자에 부담을 느낀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건설업이 직격탄을 맞은 점도 연체율 상승을 부추겼다. 

    은행들은 대규모로 쌓인 부실 채권을 상각하거나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산 건전성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다.

    김기흥 신한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6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에는 고객 확보를 위해 빠른 자산성장을 추진했다"라며 "하반기에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전체적으로 고려한 균형 있는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부채가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수준의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들이 보유한 차입금 비중을 통해 과거 위기별 기업대출 리스크를 비교해보면 최근 상환능력 취약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외환위기 시보다는 크게 낮지만 평가지표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 또는 일부 웃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업부문의 부실은 최종적으로 정부 신인도와 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정책 차원에서 공기업 부채와 금융회사 자산의 활용이 과도하지 않도록 하는 자체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