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은행 1Q 기업대출 증가율 전년비 최대 14.4% 뛰어하나>우리>신한>국민 順… 가계대출은 마이너스 성장올해도 기업대출 과열경쟁 예고… 건전성 관리 비상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은행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업대출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기업대출에서 활로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는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나빠지고 있어 은행들의 과열경쟁에 경기 악화까지 겹칠 경우 한계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분기 기업대출 증가액은 전년 동기 대비 최소 7.4%~14.4%까지 급증했다. 

    하나은행이 같은기간 147조에서 168조원으로 14.4% 늘어 증가액과 증가율 모두 가장 높았다.  

    우리은행은 159조원에서 175조원으로 10.4%, 신한은행은 152조원에서 167조원으로 9.7%, 국민은행은 164조원에서 177조원으로 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이 마이너스(-)0.1~4%에 그친 점과 대조된다. 

    금융지주들은 2024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일제히 올해도 기업대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영일 하나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6일 올해 대출성장 전망에 대해 “나라의 명목 GDP(국내총생산) 수준에서 증가하려고 계획 중”이라며 “상반기에 전통적으로 대출을 많이 늘리고 하반기에는 관리해 나가면서 상반기보다는 작게 가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관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이날 “올해 가계대출은 명목 GDP 성장률 수준으로 계속 관리하면서 기업대출은 건전성 관련한 우량 자산 위주로 6% 내외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행 대출경쟁 심화로 올해 은행 NIM(순이자마진)의 점진적 하락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기준금리 인하 지연으로 전년대비 2024년 연간 순이자마진은 소폭 성장보다는 하락폭이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고금리 장기화 속 가계와 기업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은행권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의 대출 연체율은 1분기에도 일제히 상승했는데 가계보다는 기업이, 기업 중에서는 중소기업이 높은 연체율을 나타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출 연체율은 0.32%로 전년 동기(0.27%)와 전 분기(0.29%)보다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말 0.30%에서 4분기 말 0.31%로 소폭 상승한 뒤 올해 1분기 말 0.35%로 올랐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연체율은 각 0.34%, 0.37%, 0.41%로, 대기업 연체율은 각 0.03%, 0.05%, 0.07%로 상승했다. 

    가계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말과 4분기 말에 각 0.24%, 0.26%에서 올해 1분기 말 0.28%로 높아졌다 .

    기업부문 연체율은 건설업이 이끌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건설업종 내 한계기업이 속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4대 은행의 1분기 말 기준 단순 평균 건설업 연체율은 0.78%로, 전년 동기(0.37%)의 2배 이상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최근 분양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고금리 지속, 공사비 상승 등의 비용 부담 증대로 건설업 및 부동산업의 재무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연구기관에서는 국내 기업부채의 취약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수준까지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전날 발간한 '위기별·산업별 비교 분석을 통한 국내 기업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발발 이후 지난 2019년 말부터 2023년 말 기간 동안 대기업 및 중소기업 기업대출이 각각 54.3%(+98조9000억원), 56.5%(+564조원) 증가했다. 

    산업별 기업대출 추이를 보면 부동산 관련 업종(부동산업 +175조7000억원, 건설업 +44조300억원)과 팬데믹 피해가 집중된 서비스 업종(도소매업 +92조7000억원, 숙박음식업 +27조5000억원)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급증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들이 보유한 차입금 비중을 통해 과거 위기별 기업대출 리스크를 비교 평가해보면 최근 상환능력 취약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외환위기 때보다 크게 낮으나 평가 지표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 또는 일부 웃도는 것으로 조사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업 부문의 부실은 최종적으로 정부 재정 악화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정책 차원에서 공기업 부채와 금융회사 자산의 활용이 과도하지 않도록 하는 자체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