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낸드 실적 '사상 최대'AI로 늘어난 eSSD 수요잡기 성공삼성·SK도 3Q 실적서 낸드 효과 기대퇴출 위기였던 낸드업체들 기사회생 기회
  • ▲ 삼성전자 QLC 9세대 V낸드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전자 QLC 9세대 V낸드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D램에 비해 AI(인공지능) 수요를 누리지 못했던 낸드 플래시가 하반기 깜짝 실적의 효자로 떠올랐다. 낸드시장 4위인 마이크론이 지난 분기 사상 최대 낸드 실적을 기록하며 신호탄을 쐈고 투톱인 삼성과 SK하이닉스도 이번 3분기 실적에서 낸드 효과를 기대해볼만 하다는 평이 나온다.

    2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최근 2024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발표를 진행한 마이크론이 낸드 사업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나머지 낸드 제조사들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낸드에서 서버용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매출이 10억 달러를 처음 돌파했다"고 밝히면서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낸드 외에도 서버용 D램과 HBM 등 강력한 AI 수요를 기반으로 마이크론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공개하며 일각에서 제기된 '메모리 반도체 겨울설'을 일축시켰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이번 마이크론 실적에서 특히 낸드 분야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부터 AI 수요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았지만 그 수혜를 대부분 D램에서만 누렸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AI 서버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서 낸드도 고용량 고성능 제품을 탑재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졌고 eSSD 수요가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에 소비자향 IT 기기에 탑재되던 낸드보다 단가가 높은 eSSD 특성 상 전체 낸드 평균판매가격도 10% 이상 끌어올렸다.

    이런 성과가 올 하반기 들어 낸드 기업들의 실적으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가장 먼저 실적발표에 나선 마이크론에 이어 다음달 말 실적발표에 나서는 낸드시장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선 중국발 범용 D램 물량 쏟아내기로 가격이 떨어지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을 제기하는 분위기였지만 마이크론 실적발표 이후 메모리 업황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가이던스가 다시 상향 조정되는 움직임도 발견된다.

    다만 업황 호황으로 낸드업계 경쟁이 다시 불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다운 사이클에서 잇딴 적자로 투자 여력을 잃었던 일부 기업들이 빠르게 도래한 호황기로 실적 회복에 나서면서 다시금 기술 투자와 생산능력(CAPA) 확충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대표적인 곳이 낸드시장 3위 키옥시아다. 키옥시아는 2년 가까이 누적된 적자에 허덕이는 가운데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사업)을 인수한 SK하이닉스에 2위 자리를 내주고 제대로 된 미래 투자를 하지 못하며 생존책을 찾던 상황이었지만 예상 밖에 AI로 낸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또 한번 생존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낸드업황 악화로 자금력과 기술 경쟁에서 밀려난 곳들이 소멸될 위기에 처했었지만 AI 수요가 낸드에도 후광을 비추면서 생명력이 연장됐다"며 "D램에서와 마찬가지로 AI 수요를 누가 선점하는지가 이후 낸드시장 구도를 판가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