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으로 보험금청구권도 신탁 관리대상 포함제도 시행 첫날(11일)부터 삼성생명·하나은행 첫 계약 따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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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0조원에 달하는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을 두고 생명보험업계와 은행권의 치열한 경쟁이 막을 올렸다. 각 업권에서 보험금청구권 신탁 제도 개시 1일차부터 첫 계약을 따내는 성과를 냈다. 각 사가 발빠르게 신탁 상품을 출시하는 모습이다.13일 각 사에 따르면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도입된 12일 삼성생명과 하나은행이 각각 1호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하나은행의 경우는 이날 1, 2호 계약 체결까지 이뤄냈다.보험금청구권 신탁은 보험사가 지급할 사망보험금을 신탁회사가 운용하고 수익자에게 주도록 하는 상품이다. 이 제도의 시행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이 12일부터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보험금청구권 신탁을 하기 위한 요건은 △일반 사망보험금 3000만원 이상인 보험 계약 △계약자와 피보험자 동일 △수익자가 직계존비속 및 배우자 등이다.사망전 신탁 계약을 체결하면 피보험자가 사망보험금의 △지급방식 △금액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예를 들어 미성년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하는 등 특정 조건을 설정해 보험금의 일정 부분을 나눠 지급하는 방식도 가능하다.실제로 삼성생명의 1호 신탁 계약 체결자는 미성년 자녀를 둔 50대 여성 CEO(최고경영자)다. 본인의 사망보험금 20억원을 신탁 대상으로 지정했다. 자녀가 35세가 되기 이전까지는 이자만 지급하고 35세, 40세가 되는 해에 보험금의 50%씩 지급하는 맞춤 설계를 택했다.삼성생명은 상속·증여 관련 법, 투자, 세무 등 전문가로 구성된 WM(자산관리)팀이 보험금청구권 신탁 관련 컨설팅을 맡고 있다.종신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들은 보험금 신탁 상품을 연계 판매할 수 있게 돼 다각적인 고객의 자산관리가 가능해졌다.한편 은행 중에서는 유언대용신탁 특화브랜드 하나 리빙트러스트를 보유한 하나은행이 최초로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유언대용신탁업의 노하우를 결합해 수수료 수익 창출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망보험금 누적 잔액은 올해 6월 기준 22개 생보사 합산 883조원에 달한다.은행들의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유언대용신탁에 관심을 보였던 신한과 우리은행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신탁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보험금청구권 신탁 제도가 정착하면 사망 보험금을 둘러싹 유족 간 분쟁이 줄어들 전망이다.은행업계 관계자는 "자산관리 서비스의 일환으로 유언대용신탁에 공을 들이던 시중 은행들이 보험금청구권 신탁 상품 경쟁에도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기본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신탁으로 보험금을 관리할 수 있어 금융사의 안정과 운용능력이 주요 평가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