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고난도 금투 상품 불완전판매 예방 종합대책 발표은행 내 별도 창구에서 3년 이상 자격 갖춘 직원만 판매내부통제 위반시 CEO‧임원 제재, 수입 50% 이내 과징금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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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상품 등 원금 손실이 20%를 초과할 수 있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는 은행의 거점점포에서만 허용된다. 

    금융사는 고난도 투자상품 설계시 상품별 판매 대상 고객군을 사전에 정하고 원금 100% 손실 감내 등 적합 판정 소비자에게만 ELS 투자 권유가 가능하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6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 종합대책을 이같이 내놨다. 

    ◇소비자 보호장치 갖춘 거점점포에서만 ELS 판매 … 공모펀드도 판매 창구 분리

    기존에는 은행 모든 점포에서 ELS 등 고난도 금투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 충분한 소비자 보호장치를 갖춘 은행 거점점포를 통해서만 ELS를 판매할 수 있다. 

    거점점포에는 ELS 판매를 위해 별도 출입문 또는 층간 분리 등을 통해 영업점 내 다른 장소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판매공간(물적 요건)이 마련돼 한다. ELS는 관계 규정 등에 따른 자격요건(관련 교육 이수 및 자격증 보유 등)과 일정 기간 이상의 상품 판매경력(3년 이상)을 가진 전담 판매직원(인적 요건)만 판매할 수 있다.

    고난도 공모펀드 등 기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채널도 개선한다. 기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은 일반점포와 거점점포 모두에서 판매가 가능하나 소비자가 예·적금 등과 명확히 구분해 인지할 수 있도록, 분명한 식별 장치를 두어 판매 창구를 일반 여·수신 이용 창구와 분리해야 한다. 투자창구의 창구 칸막이·좌석 및 대기번호표 색깔을 다른 창구와 달리 설정하는 식이다. 

    동일 그룹 내 은행과 증권사가 공동으로 영업하는 은행·증권 복합점포에 대해서도 판매채널 요건을 동일하게 적용한다. 복합점포 내에서 은행 직원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일반 여·수신 창구와 분리된 투자 창구에서만 가능하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소개영업 실적은 은행 성과보상체계(KPI)에 반영되지 않도록 바뀐다.

    또 투자자 정보 확인과 성향 분석 시 6개(거래목적, 재산상황, 투자성상품 취득·처분 경험, 상품이해도, 위험에 대한 태도, 연령) 필수확인 정보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 투자 성향 판단 시 고난도 금투 상품은 점수 방식과 추출 방식을 모두 균형있게 활용해야 한다. 점수 방식은 항목별 투자자 답변을 점수화하고 점수 총합에 따라 투자 성향을 매칭한다. 추출방식은 항목별 투자자 답변에 따라 적합하지 않은 상품은 권유 대상서 제외한다. 

    금융사는 상품별 판매대상 고객군을 구체적으로 정해 이에 해당하지 않는 소비자에 대해서는 투자 권유를 하지 못한다. 소비자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적합하지 않은 투자성향을 가지고 있음에도 해당 상품 가입을 원할 경우 소비자가 부적합·부적정 상품임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계약하도록 ‘부적정 판단 보고서’를 개선하도록 했다. 금융사도 소비자에게 투자 권유가 없었음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구비해야 한다. 

    소비자 주의 환기 및 신중한 계약 유도 등을 위해 (요약)설명서 최상단에 고난도 금융투자상품과 적합하지 않은 소비자 유형, 손실가능성 등 위험, 손실발생 사례 등이 순서대로 배치된다.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 용어보다는 일반금융소비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서를 순화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소비자가 계약하려는 금융상품이 고난도 금투상품임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상품명 앞에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문구를 눈에 쉽게 띄게 표시해야 한다. 소비자가 복잡한 상품구조, 비대칭적 손익 발생가능성 등을 이해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동영상 자료도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상품의 성과보상체계(KPI)를 단기 영업 실적보다는 고객 이익을 우선하도록 재설계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스스로 소비자 이익 관점의 ‘조직운영문화’를 조성하도록 모범사례 및 가이드라인도 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적합성·적정성 운영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면서 모범사례를 발굴·공유해 미스터리 쇼핑 표본 확대 등 사후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회사는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의 판매승인 및 판매한도를 정해 정기적(최소 매월 단위)으로 재승인하고, 사후 모니터링 항목을 구체적으로 정해 소비자보호 부서가 이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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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ELS 손실 확정액 4.6조, 평균배상비율 31.4% … 무엇이 화 키웠나

    이번 불완전판매 방지 종합 대책은 금융당국이 대규모 불완전판매 재발 방지를 위해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당국의 조사 결과 홍콩 H지수 ELS 판매상 드러난 문제점은 은행이 소매투자상품을 신탁이나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쉽게 판매했다는 점이다. 예‧적금 만기가 도래해 은행을 방문한 소비자가 같은 창구에서 고난도 금투 상품 권유를 쉽게 받을 수 있는 식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별도의 투자자문 없이 직접 의사결정을 했으며, 은행 창구 판매직원의 권유에 의존하는 측면이 컸다”면서 “단기실적주의를 강조하고 투자위험을 과소평가하는 영업관행도 대규모 불완전판매의 원인이었다”고 짚었다. 

    금융당국이 지난 2019년 DLF(파생결합펀드) 사태 이후인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시행하면서 고난도 금투상품 판매 규제 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왔으나 실제 판매 현장에서는 수익성만 강조하는 관행이 여전했던 것이다. 

    금융사는 문서 위주의 형식적‧양적 정보 제공에 치중하면서 최소한으로 법규를 이행했고 경영진은 과도한 영업목표를 부여해 전사적 판매를 독려했다. 은행 영업점에서는 성과지표 달성을 위해 무리한 판매행위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금융사 내부통제 시스템으로도 이를 걸러내기는 역부족이었다. 

    금감원이 실시한 ELS 검사 결과에서 판매사는 성과보상체계, 판매한도 관리 등에 있어 내부통제기준을 부실하게 설계·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표이사와 임원별 내부통제 관리와 책임을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를 도입했다. 

    다만 책무구조도를 빨리 시행하고자 하는 금융회사도 제재 우려로 조기 제출할 유인이 없는 상황으로 금융권의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운영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한 상태다. 

    실제로 대형 금투·보험은 오는 7월 2일까지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하며, 내부통제 등 관리의무는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한 이후부터 적용(제재)된다. 결국 금융회사는 제재 우려로 조기 제출할 유인이 없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향후 개정 지배구조법에 따라 내부통제 등 관리의무를 위반한 대표이사 및 임원 등에 대해 엄격한 책임을 부과할 계획이다. 

    아울러 향후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불완전판매에 대해 엄격하게 제재할 방침이다. 

    위반행위와 관련된 ‘수입등’의 50% 이내에서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고, 위반행위에 따라 건별 2000만원~7000만원 등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고난도 금투상품의 불완전판매 개선방안 중 즉시 추진이 가능한 과제는 조속히 실행하고, 법률, 감독규정 및 모범규준 등의 개정도 올해 9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