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3년간 주가 55% 하락…ELS 원금 반토막 우려LG화학 낙인 구간 진입에 관련 상품 60% 손실 가능성중장기적 성장 모멘텀 마련했지만…단기 급등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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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 사
    지난해 말 홍콩H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발생하면서 국내 금융사와 투자자들에게 안긴 충격이 여전히 남아있는 가운데, 네이버·LG화학 등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 ELS가 낙인(knock-in) 구간에 진입하면서 대규모 원금손실에 대한 공포도 퍼지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증권사들이 네이버·LG화학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ELS의 손실률은 5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3년 전보다 크게 하락하면서 대부분 상품이 낙인(원금손실)에 진입한 영향이다.

    실제 지난 2021년 11월 네이버의 평균주가는 40만3932원에 달했지만, 이달 12일 기준 18만1400원에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3년간 55.09% 하락한 셈이다. 같은 기간 LG화학의 경우 76만3455원에서 30만5500원으로 59.98%나 폭락했다.

    예탁결제원 증권 정보 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발행된 네이버 ELS는 126개로 총발행 규모는 2448억5889만원이다. 해당 ELS 중 연초 1~3월에 발행·판매된 상품들은 대부분 조기 상환에 성공했다. 연초 30만원대였던 네이버의 주가가 지난 7월 46만원까지 치솟은 뒤 11월까지 40만원대를 유지하면서 상환 요건을 채웠기 때문이다.

    ELS는 발행 이후 6개월 단위로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 상환 기준을 충족하면 원금과 이자를 지급한다. 만약 기초자산 가격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연장된다. 다만, 최종 만기 전까지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정해진 수준 아래로 주가가 하락하면 가격 하락률만큼 ELS 전체 원금에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올해 말까지 네이버를 기초자산으로 둔 ELS 중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은 18개로 총 216억3850만원 규모다. 시장에서는 네이버의 주가가 반토막이 난 만큼 해당 상품들도 절반 이상 원금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최근 만기가 도래한 상품은 한국투자증권의 ‘TRUE ELS 제14542회’다. 이 상품의 기초자산은 SK하이닉스와 네이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로 낙인 베리어는 52%다. 이 중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최초 기준 가격 10만6500원에서 만기평가일인 7일 기준 19만7400원으로 85.32%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도 4682.85에서 5973.10으로 27.55% 올랐다. 하지만, 네이버의 주가가 40만9000원에서 56.06% 급락해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화학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상품들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3년 전 발행된 LG화학 ELS는 28개, 금액은 106억원 수준으로 네이버보다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은 키움증권의 ‘제1771회파생결합증권’으로 LG화학과 네이버를 기초자산으로 두고 있다. 베리어는 50%로 두 종목 모두 낙인 구간에 진입했다.

    물론 낙인 구간에 돌입했다고 무조건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상환 전까지 배리어를 충족하면 투자 원금이 보장된다. 증권가에서도 네이버와 LG화학의 중장기적인 모멘텀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만기가 임박한 만큼 네이버와 LG화학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동사가 제시한 AI 서비스 확대, 광고 플랫폼 고도화, 도착보장 서비스 리브랜딩 등의 비전들이 구체화할 것”이라며 “목표한 바대로 실제 서비스에 잘 구현된다면 지난 1~2년 동안 동사의 주가를 짓눌렀던 매출액 성장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며 핵심 사업 성장이 재개되며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돼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