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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이나 '경악' 같은 단어가 들어간 기사 제목이 너무 많아서 놀랐어요. 이것이야말로 충격이죠."
프로그램 개발자 이준행(27)씨. 그는 '충격 고로케(hot.coroke.net)'라는 웹사이트를 지난 3일 개설했다.
이 사이트는 온라인 기사의 낚시성 제목에 자주 쓰이는 '충격' '결국' '헉' 등의 단어가 들어간 기사를 집계해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하루에 집계되는 기사만 2천건이 넘는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이씨는 "연예 기사뿐 아니라 정치, 경제 기사에도 낚시성 제목이 자주 등장한다"며 "사람들이 자극적인 제목을 쉽게 클릭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이 그런 시류에 편승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충격 고로케'는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퍼져 1주일 만에 방문자 수가 2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씨의 반응은 담담했다. 지난해 이미 방문자 100만명을 넘어선 사이트를 만든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에서 특정 정당 '알바'로 의심되는 계정이 자주 눈에 띄자 이 계정들을 잡아보고자 만든 '알바 고로케(alba.coroke.net)'도 그의 작품이다.
이 사이트는 누리꾼이 특정 정치 성향의 글이나 같은 글을 반복해서 올리는 트위터 계정을 사이트에 등록하면 해당 트위터 계정의 글이 누리집 화면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된다. 이른바 집단 지성을 활용해 '불량 계정'을 감시하는 셈이다.
이씨는 "집에서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라 한 시간 만에 이 사이트들을 만들었다"며 "시스템을 만들어 던져 놓으니 누리꾼이 알아서 활용하더라"고 12일 말했다.
이 사이트들뿐 아니라 인디밴드의 공연 소식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인디스트릿(indistreet.com)' 등 1999년부터 지금까지 이씨가 만든 사이트만도 10개에 달한다.
자신을 평범한 월급쟁이라고 하는 이씨는 "재미있어서 한 일이라 돈 벌 궁리는 못했다"며 크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