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대학의 개학과 휴가철 종료에 맞춰 25일부터 서울과 인천, 경기를 오가는 직행좌석형 광역버스 66개 노선에 총 203대를 증차한다고 21일 밝혔다.
국토부는 증차가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등 당분간 승객 불편이 불가피한 만큼 광역버스 공급이 충분히 이뤄질 때까지 입석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25일부터 차례대로 203대 공급…일부 노선 운행경로 변경도
버스 공급은 서울∼경기 55개 노선에 172대, 서울∼인천 5개 노선 18대, 경기∼인천 2개 노선 4대, 경기 도내 4개 노선 9대가 각각 증차된다.
25일 35개 노선 89대 증차를 시작으로 다음 달 초까지 차례로 증차가 이뤄진다.
다음 달 1일부터는 일부 노선에 대해 운행 경로나 회차 방법도 변경된다. 교통 체증이 심한 서울 삼일로와 강남대로 등의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자세한 변경 내용은 각 지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된다.
출퇴근 시간대 교통 수요 분담을 위해 수도권 전철 운행도 확대한다.
25일부터 경부선(경기도 화성 병점∼서울 영등포) 급행 전동열차 4회, 분당선(신수원·죽전∼왕십리) 6회, 경인선(동인천·부평·구로∼용산) 급행 전동열차 6회 등 총 16회를 증편한다.
다음 달 20일부터는 용인 경전철 환승 할인도 이뤄진다.
국토부는 이번 대책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당분간 입석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광역버스가 충분히 공급되고 환승 시스템이 갖춰질 때까지 당분간 입석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려 한다"며 "이용자 안전을 높이면서 대기시간 등 불편을 점차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7월23일 현재 입석률은 출근 때 7.7%, 퇴근 때 7.6%쯤이다.
국토부는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류소 버스안내시스템 등을 통해 차량 운행 현황을 알리고 공무원과 버스업계 관계자의 현장 안내도 강화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학과 휴가철 종료 등으로 출퇴근 시간대 이동 수요가 5000여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포털 사이트나 스마트폰 버스 노선 안내 애플리케이션,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를 통해 노선별 증차 대수와 배차 간격 등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는 서울에 이어 10월 말까지 버스 만석 여부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국토부 입석 금지 조치 '졸속 행정' 재확인
국토부가 서울·인천·경기 등 3개 지자체와 협의해 또다시 버스 공급 확대를 결정했지만, 개학이 임박해서야 후속 대책이 발표되고 이마저도 입석 운행을 전제로 이뤄지면서 광역버스 입석 금지 조처가 졸속·탁상행정이었다는 것만 재확인했다는 지적이다.
경기도로 출퇴근하는 서울시민 이모씨(40)는 "개학이 코앞인데 내놓은 대책은 여전히 승객 안전과 불편을 볼모로 한 것들"이라며 "입석 금지 대책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정부 대책은 입석 운행을 전제로 하고 있으니 말 그대로 졸속행정이 아니냐"고 말했다.
경기 군포시에 사는 임모씨(46·여)는 "만에 하나 사고가 나면 입석에 따른 피해보상과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며 "정부가 입석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한 달 뒤부터 단속에 들어가겠다고 했을 때는 그만한 준비가 돼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이달 초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입석 금지 조치에 대해 "(8월 중순께부터) 단속에 들어간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모니터링 기간을 충분히 가지려 한다"고 밝혀 입석 금지 조처가 졸속행정이었음을 시인했었다.
국토부는 이후 추가 대책을 발표할 때도 입석운행 허용 등과 관련해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잇달아 엇박자를 내는 등 3개 지자체와의 협의 과정에서 조율 능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남 지사는 긴급브리핑 등을 통해 "국토부의 입석 금지 조치 대책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며 국토부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애초 입석 금지 대책을 발표할 때부터 개학보다는 휴가철 종료를 염두에 두고 증차 규모 등을 산정했었다"며 "결과적으로 수요 예측이 미흡했던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에 추가 증차로 대부분 노선이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일부 지역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이는 환승거점 선정과 노선 변경 등 장기적으로 접근해야만 해 현재로선 언제쯤 입석 허용이 종료된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