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28조-2분기 91조 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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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경제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에 전체 세출 예산 322조7871억원의 68%를 집중 배정하기로 했다.

     

    당초 슈퍼예산의 70% 이상을 배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하반기 재정절벽을 우려해 올해 보다 2.6% 포인트 높이는 선에서 그쳤다. 앞서 정부는 2012년 70.0%, 2013년 71.6%를 상반기에 배정했었다.

     

    분기별로는 1분기 127조9790억원(39.6%), 2분기 91조6730억원(28.4%), 3분기 63조438억원(19.6%), 4분기 40조912억원(12.4%)이다.

     

    1분기에 전체 세출 예산의 40%에 달하는 128조원을 배정한 것은 가능한 서둘러 예산을 집행해 경기부진에서 벗어나보자는 의도다. 정부는 서민생활 안정과 경제활력 회복, 일자리 확충 등과 관련된 사업 관련 예산을 상반기에 중점 배정함으로써 바닥까지 떨어진 체감 경기를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 ▲ ⓒ자료=기재부
    ▲ ⓒ자료=기재부

     

    예상보다 상반기 배정이 다소 줄어든 것은 내년에는 상반기와 하반기 경기가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하반기 경기부양을 위한 여지를 남기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재정을 비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이른바 상저하고 전망을 기초로 해마다 상반기에 예산을 집중 배정해 왔지만 상반기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붓다보니 4분기에 들어서는 재정 여력이 크게 떨어지는 부작용을 경험했다. 그래서 올해의 경우 조기 재정집행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부작용을 염려하는 조심스러운 모습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해마다 되풀이되는 상반기 예산 폭탄은 역설적으로 적자재정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조기집행을 전후로 예산 불용이 늘고 일시차입으로 이자비용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곤 한다. 또 당해년도 하반기 경기위축을 불려온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실제로 기재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광공업생산이 전월보다 1.6% 감소하고 11월 수출도 지난해 같은달보다 1.9% 줄어드는 등 연말이 가까워짐에도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미진한 상황이다.

     

  • ▲ ⓒ자료=기재부

     

    물론 예산배정은 50여개 부처에 자금을 일정한 기간별로 나눠 주는 분배 작업으로 실제로 돈을 써서 민간에 흘러가는 집행계획과는 구별되지만 큰 차이는 없다.

     

    어차피 재정 집행에 필요한 세수는 빠른 속도로 걷히지 못할 것으로 전망돼 조세수입과 세외수입 등에서 먼저 충당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일시적인 부족자금을 한국은행 차입이나 재정증권 발행을 통해 확충할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일시적인 재정건전성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경제살리기에 올인하겠다는 정부의 분발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