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재벌특혜·해괴한 논리" 전면 재검토 주장노동·연금개혁, 충분한 여론수렴 없이 설익은 발표…여당도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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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입으로는 가계소득 증대를 외치면서 행동은 재벌특혜를 증대하는 모순적 경제기조"라며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연합뉴스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입으로는 가계소득 증대를 외치면서 행동은 재벌특혜를 증대하는 모순적 경제기조"라며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정부가 출범 3년 차를 맞아 야심 차게 내놓은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이 모순되고 졸속으로 마련됐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급기야 정부 발표내용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와 정부의 '설익은 대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결국 정책마련을 주도한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제2기 경제팀은 오락가락 정책발표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정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방향'과 관련해 "입으로는 가계소득 증대를 외치면서 행동은 재벌특혜를 증대하는 모순적인 경제기조"라며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정부 경제팀에 직격탄을 날렸다.


    문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해고가 자유로운 노동시장을 만들고 무차별적으로 규제를 완화해 재벌과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경제정책"이라며 "이런 기조로는 경제가 살아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특히 "공공개혁은 정권이 명운을 걸고 해야 할 중대한 일"이라며 "그러나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가 경제를 망친다는 해괴한 논리로 해고를 자유롭게 해주려는 것 아닌지 우려가 앞선다"고 노동부문 개혁에 대해 날을 세웠다.


    앞서 정부는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구조개혁으로 잡고 노동·금융·교육 부문의 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노동부문 개혁 방향이 졸속으로 발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사전에 감지됐다.


    정부가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사전 배포한 정책 자료집에 노동부문 내용의 핵심인 '노동시장 구조개혁' 부분이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찬우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노사정위원회에서 (19일까지) 대타협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합의문이 나오게 되면 구체적인 내용을 담을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책발표에 따른 파장과 부작용이 충분히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과연 얼마나 노동시장의 의견을 수렴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문 위원장은 이어 "가계 부채나 자영업자 부채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고 국민 대부분은 빚을 갚느라 허리가 휘고 있다"며 "재벌의 금고가 아닌 서민의 텅 빈 지갑을 채워야 경제가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정부가 내년 사학·군인연금 개혁안을 내놓겠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뒤집은 것과 관련해서도 "당사자를 배제하고 군사작전하듯 해치우겠다는 선전포고로 들린다"며 "불통정부다운 발상이며, 새누리당도 뿔이 날만 하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내년도 경제운용 밑그림인 경제정책방향을 졸속으로 발표했다는 비난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기재부는 23일 "군인·사학연금 개혁안 마련에 대한 내용은 정부의 결정된 입장이 아니다"며 "공무원 연금부터 개혁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날 발표한 경제정책방향 내용에 대해 태도를 바꿨다.


    정부는 관련 참고자료에 사학연금은 내년 6월, 군인연금은 10월에 각각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일정을 못 박았다.


    여당인 새누리당에서조차 정부가 충분한 논의 없이 군인·사학연금 개혁안을 밀어붙였다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공무원연금 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의 김현숙 의원은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충분히 상의했지만, 사학·군인연금 얘기는 사전협의가 전혀 없었다"고 발끈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이 문제에 대해 정부에 확실하게 엄중히 얘기하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문제는 기재부가 정책발표 전 가진 사전브리핑에서도 거론됐었다.


    기자들은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군인·사학연금 개혁은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었다.


    이 국장은 "공적연금 개혁은 올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안에 포함돼 있다"며 "우선 공무원연금을 추진하고 군인·사학연금도 그에 준하는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으로 구체적인 방안과 시기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좀 더 자세한 검토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했던 셈이다.


    결국 정부는 설익은 대책을 발표했고,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