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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금융위원장이 34년 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신제윤 위원장은 13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지막으로, 금융위원장으로서의 모든 업무를 종료했다.
신제윤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분에 넘치는 많은 것을 얻었다. 직업 공무원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 직급(장관급)까지 올라갔고, 직원들로부터 닮고 싶은 상사에 뽑히기도 했으며, 새로운 국제금융 질서를 만드는 국제회의(FATF :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좌장역할을 하기도 했다"며 지난 2년을 돌아봤다.
신제윤 위원장은 "하지만 대한민국의 금융강국 진입이라는, 제가 진정으로 바랐던 꿈은 결국 이루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금융관료로 근무하면서, 금융위기가 있을 때마다 현장에서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부족한 달러를 구하러 다니며 문전박대를 당하는 수모도 겪었다"며 "그런 과정을 통해 금융이 강해야만 나라가 튼튼해지고 국민들이 편안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행시 동기이자 '절친'인 임종룡 차기 금융위원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새로 부임하실 임종룡 위원장은 평생 저와 함께 금융강국을 꿈꿔온 사람"이라며 "여러분이 함께 하면 금융강국의 꿈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신제윤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금융강국이 실현되는 날, 그저 작은 몸짓이나마 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못다 이룬 저의 꿈을 여러분께 맡기고 떠난다"며 "항상 마음에 두었지만 하지 못했던 말을 하겠다.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말을 맺었다.
신제윤 위원장은 지난 2013년, 박근혜정부 출범과 동시에 금융 수장을 맡았다.
그는 서민금융 활성화와 기술금융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지난해 후반엔 매 주 최소 1회 이상 현장점검 및 지도에 나서는 열의도 보였다.
하지만 재임 중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발하고,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최고경영자(CEO)가 갈등을 일으킨 소위 'KB사태'가 터지는가 하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놓고 노사 갈등이 발생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다.그 때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노조 등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기도 했다.
그가 "금융위원장 직을 걸고 이루어내겠다"던 우리은행 민영화도 결국 그의 손으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우리투자증권·경남은행·광주은행 등의 옛 우리금융지주 계열사들은 새 주인을 찾아 갔지만, 우리은행은 아직까지 그러지 못한 상태다.
그는 사석에서 "임기를 채우는 최초의 금융위원장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금융위원장의 임기는 3년이지만, 역대 위원장 중 해당 임기를 채운 이는 없다. 신제윤 위원장 역시 3년을 채우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