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 기술금융우수지점 방문… 임직원 애로·건의사항 경청
  • ▲ 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이 국민은행 구로종합금융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의 건의사항을 경청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 제공
    ▲ 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이 국민은행 구로종합금융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의 건의사항을 경청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 제공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한 기업에 대해 평가가 완료된 기술금융평가서를 금융회사 전체가 열람하는 방안, 기술기업이 기술신용평가(TCB)를 받기 전에 먼저 대출을 받게 해주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위원장은 또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해 은행 스스로 기술평가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8일 기술금융 우수지점인 국민은행 서울 구로종합금융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은행들이 기술신용평가기관(TCB)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평가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외부 기관에 의뢰를 하되, 평가서를 검증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검수조직을 만들어 TCB가 기업의 기술력을 제대로 평가했는지 점검하겠다"며 "평가품질을 분석해 공개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은행이 기술내용을 이해하고, 신용평가와 여신 리스크를 스스로 소화해야 한다고 본다"며 "은행이 가지고 있는 자체 신용등급 시스템을 개선하겠다. 아울러 은행 인력이 상경계 위주로 치중돼 기술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공계 인력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종규 회장은 "당분간은 TCB사의 노하우를 받아야 겠지만, 지난 1~2년 간 축적한 데이터를 이용해 올 하반기 자체적인 기술평가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직원 교육 등을 통해 평가를 차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또 "초기 기술금융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인 중소기업 대출을 기술신용대출로 둔갑시키는 사례도 있었다"며 "앞으로는 기존 거래기업에 대한 단순 대환이나 만기 연장은 기술금융 실적 평가에서 빼고, 기업 여신 심사 의견 작성 때는 기술심사 의견을 반드시 적시하도록 해 '무늬만 기술금융' 논란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추진하는 기술금융은 기술이 우수한 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던 과거 정책과 달리 모든 산업에 적용되는 은행 여신시스템 자체를 혁신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중단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은행이 자체적인 기술신용평가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기술금융은 대출에서 투자로 외연을 확대하는 등 정책적인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현장에서 기술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의 건의사항이 이어졌다.

    이진모 국민은행 구로동종합금융센터 RM담당 부지점장은 "타 은행 거래 실적이 있는 기업의 TCB 평가서를 또 발급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부담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종룡 위원장은 "기존 평가서는 당연히 볼 수 있게 해야 하고, 재평가 시에도 수수료를 깎아주겠다"고 답했다.

    양용현 국민은행 가산디지털종합금융센터장은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 등급이 나오는 게 확실시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 때는 여신을 먼저 지원해주고 나중에 TCB가 발급된 후 이를 기술금융으로 인정해주면 기업에 대한 적시 지원이 가능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임종룡 위원장은 "빠른 지원을 위해서 TCB 평가 전이라도 은행에서 먼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윤기 국민은행 남부지역본부장은 "얼마 전 나름 기술력이 있는 한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평가를 의뢰하니 C등급이 나왔는데, 타 평가기관에 의뢰하니 3등급 이상 올랐다"며 "똑같은 시점에 같은 기업에 대한 평가가 나오지 않도록 평가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TCB 제도가 지난해 도입된 탓에 자체적인 평가 모형의 준비가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며 "기업 단계 및 업종별로 세분화된 평가 모형을 개발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어 TCB 평가 품질을 분석을 공개해 신뢰도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TCB 평가에 대한 검수를 담당하는 조직을 만들고 검수자가 실명을 쓰게 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