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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희의 컬쳐 홀릭] 강용석, 그는 트러블 메이커인가? 연일 보도되고 있는 그의 불륜 스캔들로 언론이 한껏 달궈져 있다. 불륜, 그것도 모든 이들이 알고 있는 공인의 불륜은 매우 특별한 뉴스거리일 수밖에 없다. 이번 파문은 파파라치에 의해 파헤쳐진 스캔들과는 그 성격을 달리 한다. 강용석의 불륜 상대로 지목된 블로거 A씨의 남편에 의해 제기 된 소송이 발단이 됐기 때문에 이미 공인의 사생활 침해 논란은 논외로 접어 둘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윤리, 즉 도덕성의 문제다.
작년부터 증권가 정보지를 통해 강용석의 불륜설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었고, 그 시기 모 방송에서 여유로운 웃음으로 카더라 통신을 부정했던 그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때까지 그와 불륜이라는 단어는 그리 강하게 오버랩 되지 않았다. 방송을 통해 승승장구하던 그의 이름 값, 즉 독한 유명세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소문은 그 특성상 여러 사람의 입을 거치면서 증폭되기 마련이다. 특히나 부정적으로.
하지만 이번에는 그가 달라졌다. 이미 수요 미식회의 하차를 시작으로 그에게 본격적으로 방송인이란 타이틀을 안겨준 강용석의 고소한 19까지 하차가 예고된 상태다. 이런 결정은 디스패치의 불륜 증거 제시 보도 이후라 더욱 혼란스럽다. 논란에 대처하는 자세가 꽤나 급히 서두르는 듯 보인다. 그의 카더라 시절 보여주었던 여유로움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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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까지 진위여부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다. 법정 공방이 예고 된 가운데 그는 여전히 불륜의혹을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증거로 제시된 사진, A씨와 나눈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에 대한 그의 주장들은 어쩐지 모르게 개운치 않다. 급조된 것 같은 옹색한 변명처럼 들린다. 무조건 아니라고 밀어붙이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국회의원 시절, 말실수로 트러블 메이커가 됐던 강용석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말솜씨로 인해 전화위복에 성공한 방송인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그는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분야에 해박한 지식과 노련한 진행 솜씨를 바탕으로 여타 다른 방송인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캐릭터를 선보였고, 이는 최근 국회 복귀를 바라는 여권 정치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릴 만큼 정치인 시절 가졌던 그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쇄시키고도 남는 것이었다. 특히나 방송에서 비판자의 역할을 자처하며 촌철살인의 변을 쏟아내던 그였다. 하지만 이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그의 이미지는 이미 곤두박질 쳐버렸다. 아직 하차를 결정하지 않은 프로그램을 방송할 경우 이제 시청자들이 온전히 그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그가 쏟아내는 말에서 진정성을 느낄리 만무하지 않은가?
앞으로의 꿈이 대통령이라고 공공연히 말하던 강용석. 공적 영역인 방송을 통해 실없는 우스갯소리를 그렇게나 자주 해댔던 것일까? 불륜 스캔들에 휘말리며 이미 그의 도덕성은 크게 흠집이 나고 말았다. 사실 여부를 판가름하기 이전에 사태가 이렇게까지 커진 것은 자신의 사생활 관리에 실패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번 파문으로 오랜 시간 공들여 회복됐던 이미지가 또다시 트러블 메이커라는 오명을 안고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아닌지 지켜 볼 일이다.
문화평론가 권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