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한국금융지주 인수시 '메가 증권사'탄생 확정KB금융지주 인수시 상위권 증권사간 경쟁 구도 지속
  • KDB대우증권의 매각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새 주인 후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주주 산업은행이 지난주 매각주관사를 선정, 매각공고 발표까지는 아직 한 달이나 남은 상황이지만 이미 시장은 유력 인수후보 가려내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새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에 따라 업계의 판도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대우증권의 인수전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수 결과에 따라 대우증권이 업계를 압도하는 초대형 금융투자회사로 재탄생할 수도 있고, 현재와 같이 뚜렷한 1등 증권사가 가려지지 않은 채 다수의 증권사들이 선두권에서 다툼을 벌이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우증권의 인수 후보로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시틱그룹과 안방보험그룹 등 중화권 자본, 사모펀드가 거론되고 있다.


    각자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인수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새 주인에 따라 대우증권의 몸집과 업계 내 비중이 확연히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신한금융지주나 한국금융지주가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대우증권은 당분간 증권업계 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게 된다.


    자기자본 4조2500억원으로 NH투자증권(4조4900억원)에 이어 업계 2위를 기록 중인 대우증권이 자기자본이 각각 3조2500억, 2조4300억원 수준의 한국투자증권이나 신한금융투자와 회사를 합칠 경우 대우증권의 자기자본은 최소 6조7000억원, 최대 7조5000억원의 초대형 증권사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는 그동안 업계가 고대해 왔던 '메가증권사'가 탄생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초대형 증권사가 등장해 JP모간이나 골드만삭스와 같은 글로벌 IB(투자은행)이 한국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를 위해서는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증권사간의 M&A가 필요하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이 한창일 당시에도 초대형 증권사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는데 NH농협증권의 규모가 작아 처음 기대에는 다소 못미치는 결과가 나왔던 것도 사실"이라며 "대우증권의 매각작업이 마무리되면 당분간 업계 선두권 증권사들의 M&A 이슈가 없는 만큼 대우증권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은 승자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한금융지주나 한국금융지주가 아닌 KB금융지주를 조금 더 유력하게 보고 있다.


    특히 KB금융지주는 일찌감치 손자회사 LIG투자증권을 매각키로 결정하는 등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대우증권 인수에 적극 참여할 의사를 보이며 타 후보군에 비해 한발 앞서있다는 평가다.


    비은행권 강화가 절실하면서도 충분한 자금력을 보유한 KB금융 입장에서는 대우증권이 매력적인 매물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KB금융의 KB투자증권이 대우증권과 합치게 될 경우 증권업계는 치열한 경쟁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KB투자증권의 자가자본은 5000억원대에 불과해 대우증권과 합병을 한다면 현재 1위 NH투자증권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게 되고, 합병 이후에도 운영에 따라 순위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남게 된다.


    특히 1, 2위 싸움은 물론 TOP5 증권사들도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환경이 여전히 유지되기 때문에 합병 이후에도 현재와 같은 증권사간 경쟁구도가 지속될 수 있다.


    다만 '메가 증권사'의 탄생 시점이 또 다시 뒤로 밀리게 된다는 점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될 수 있다. 물론 어깨를 나란히 하는 증권사간의 경쟁은 시너지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대우증권 입장에서는 KB투자증권과의 합병이 중복되는 업무가 적어 시너지효과를 가장 많이 낼 것으로 보고 있다. 1+1이 2 이상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상대가 KB투자증권이라는 것. 단숨에 자기자본을 키워 업계 선두로 나서는것 보다는 최대한 내실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KB투자증권과의 합병에 힘을 싣고 있다.


    물론 변수도 많다. 씨틱(중신증권)과의 합병, 사모펀드의 인수전 참여도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있다. 산업은행 측이 자본시장 육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외국계 자본을 굳이 배제할 필요가 필요가 없다고 밝혔고,  공개 경쟁 입찰 방식을 택한 만큼 호가를 가장 높게 부른 곳에 대우증권을 파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거대자본력을 앞세운 외국계 자본 또는 사모펀드가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한다면 대우증권은 물론 업계전체의 판도변화는 지금 당장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증권 매각주관사로는 삼일회계법인이 선정됐다.


    국내 매각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이, 해외 매각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이 맡기로 했다. 법률자문사와 회계자문사는 각각 법무법인 광장과 삼일회계법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