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안 사장 사퇴없이 운영 협조 어렵다" 엄포
  • ▲ 안홍철 KIC 사장이 2일 진행된 기재위 국감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뉴데일리경제
    ▲ 안홍철 KIC 사장이 2일 진행된 기재위 국감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뉴데일리경제

  • ▲ 안홍철 KIC 사장이 2일 진행된 기재위 국감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뉴데일리경제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는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성토장이 됐다. 

    기재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안 사장이 SNS 발언과 LA다저스에 대한 투자 과정을 지적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 의원들도 KIC 투자 진행 적격성 등을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국민의 돈을 운용하는 KIC 사장은 신뢰가 필요한 자리"라며 "기재위 의원들뿐 아니라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그만두게 하겠다고 했는데 사퇴할 의향이 없는지 묻고 싶다"고 공격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LA다저스나 맨시티 투자 건을 볼 때 안홍철 사장의 투자철학은 자기과시에 불과하다"며 "비밀유지의무 등 공사 규정도 위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새누리당도 가세했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2020년까지 대체자산투자 비율을 30%로 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10%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해외 국부펀드와 비교해 비중이 너무 낮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광림 의원도 "KIC가 수익률 면에서 글로벌 국부펀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연금, 공무원연금과 비교해도 주식, 채권 수익률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안홍철 사장은 "잘못된 부분에 대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면서도 거취에 대해 "과거 2년간 해온것과 앞으로 하는 것을 보고 판단해 주셨으면 한다"고 밝혀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안홍철 사장은 지난해 2월 트위터 사건부터 기재위의 '뜨거운 감자' 였다.  

    안 사장은 2013년 12월 한국투자공사 사장으로 임명됐으나, 지난 대선 정국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비방하는 트위터 글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당시 야당은 안 사장 사퇴가 필수라며 기재위 법안심사를 전면 중단했다. 기재위는 우리은행 분리매각에 대한 세제혜택을 적용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심의중이었다. 

    두 달여가 지난 지난해 4월 기재위 여당 간사인 나성린 의원과 야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이 안 사장의 사퇴에 합의하고 성명문까지 발표해 겨우 조특법을 원포인트로 처리했다. 하지만 야당은 조특법을 제외한 나머지 법안은 안 사장의 거취와 연계시켜 통과시키지 않았다. 

    안홍철 사장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해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인사청문회에서 사퇴를 권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23일 수출입은행과 KIC를 대상으로 진행된 기재위 국감에서 안 사장의 거취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야당은 기재위 결정으로 사퇴를 촉구한 인물에게 보고를 받을 수 없다며 증인 채택을 거부했다. 결국 이날 오후 6시가 넘어 안 사장이 자진 출석하는 형식으로 국감이 진행됐다. 

    논란은 올해도 그치지 않고 계속됐다. 지난 4월 21일 기재위는 KIC에 대해 미국 프로야구단 LA다저스 투자 건이 규정 위반과 수익성·리스크 조사가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감사원 감사청구를 의결했다. 이 때 KIC 폐지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KIC는 LA다저스 구단의 지분 19%를 4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구단주와 협상이 결렬되면서 투자가 무산됐다.  

    지난 2년 간 숱한 사퇴 압박에도 안 사장이 물러나지 않으면서 기재위는 '반쪽' 상임위로 전락한 경우도 많았다. 야당이 안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법안 심사를 거부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수많은 법안들이 계류 중이다. 

    이날 국감에서도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안홍철씨가 기여이 이 자리에 와서 앉아있다. 국회가 이렇게 운영돼선 안된다"고 엄포를 놓은 채 "오늘 국감은 서면 질의로 대체하겠다"고 밝히고 자리를 떴다. 야당이 물러설 뜻이 없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