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입차주 허위주장 입증 위해 도색유지서약서·문자메시지 공개 "정치적 주장 철회하고, 하루 빨리 복귀해 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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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업체 풀무원이 자사 제품을 운송하는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운수회사 명의로 등록된 개인 소유차량 주인)들의 신선식품을 볼모로 한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회사 기업이미지(CI)가 적힌 용역차량의 외관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도색유지서약서'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4일 시작된 파업은 7일 현재까지 한 달 이상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입차주들은 허위 주장으로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는가 하면 불법·폭력 행위까지 자행하고 있다.

     

    풀무원 계열사인 엑소후레쉬 물류(대표·이효율)에 따르면, 충북 음성물류사업장 화물 지입차주 40명은 외부세력과 연계해 운송을 거부하고, 새총, 죽봉, 쇠파이프 등을 동원해 운송차량 30여대를 파손해 제품 출고를 중단·지연시켰다. 이로 인해 입은 물적 피해액만 15억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화물연대측은 공공연히 집회를 통해 "물류를 막으면 식품기업은 망한다. 회사가 망하면 차주들은 다른 곳에서 일하면 된다"며 자신들이 제품을 운송하는 회사에 대해 '제살 깎아먹기식' 기업 흠집내기에도 나서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음성뿐 아니라 서울 수서 본사까지 올라와 △농성시 사고 자작극 동영상 및 사진 △신선식품 방치후 온도관리 미흡 제보 △사측과 관계없는 차량 불법개조 연관짓기 △CCTV설치 등 정상적인 기업행위 불법으로 제보하기 △매장앞 불량식품 1인시위 등 다양한 수법으로  자신들의 생계 터전인 화주 회사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 이뿐 아니라 지난달 18일부터 24일간 국제행사로 열리고 있는 '제1회 괴산세계유기농산업 엑스포'에 화물연대 지주 수십명이 몰려가 '악덕기업 물러가라'는 시위를 하는 바람에 풀무원은 홍보관 부스를 잠정철수하기도 했다.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자 풀무원은 화물연대측의 허위주장을 입증키 위해 12개항의 합의서와 '도색유지 서약서'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해명과 반박에 나섰다. 

     

    특히 풀무원은 화물연대측이 '회사의 강압으로 서약한 노예계약서'라며 폐기를 주장하고 있는 회사CI '도색유지서약서'가 자발적으로 서명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화물연대 집행부의 문자메시지를 물증으로 제시했다.

     

  • 화물연대 엑소후레쉬 분회 발 문자메시지에는 '현재 시간부로 화물연대 로고를 탈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중략) 집행부가 상급단체인 지회 지부에 건의하여 승인받았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 메시지는 '긴급공지 엑소후레쉬분회 집행위 결정사항 2015.03.04'이라는 제목으로 전달됐다. 화물연대 로고 탈착 여부는 이번 파업사태의 도화선이 된 부분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이 문자는 당시 지입차주들이 차량에서 회사CI 도색을 지우고 운행하면 소속감도 없어지고, 차량매매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인식해 스스로 제안해 도색유지서약서에 모두 서명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물증"이라고 설명했다.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 40여명은 위탁운송업체 대원냉동운수와 계약을 맺었고 지난 3월 용역차량의 외관상태를 유지한다는 내용의 도색유지서약서를 각 회사에 제출했지만 6개월도 채 안돼 이를 반대하며 운송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도색유지서약서에는 CI가 적힌 만큼 용역차량의 외관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으며 대신 회사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는다. 하지만 용역차량을 보유한 지입차주들은 서약서 폐기를 주장하면서도 풀무원 CI는 지우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갈등이 심화됐다.

     

    풀무원 관계자는 "차량 회사CI에 화물연대 스티커나 현수막, 깃발 등을 내걸지 못할 경우 투쟁수단을 잃게 된다는 판단에 따라 서약과 합의를 파기하고 파업에 나선 것"이라며 "화물연대 차주들이 서약서 폐기를 주장하면서도 풀무원의 CI는 지우지 않겠다는 것은 풀무원 CI를 지울 경우 차량매매 시 CI가치로 인해 받을 수 있는 5000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을 포기해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화물연대의 단체행동 목표도 달성하고 개인적인 이익도 챙기겠다는 두가지 속셈이라는 것이다.

     

    권영길 풀무원 본부장은 "서약서 폐기를 주장하는 화물지입차주들은 1억~2억원짜리 화물트럭을 가지고 운송업무를 하는 개인사업자들"이라며 "이들이 요구하는 계약상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지난 1월 12개항 합의시 사측에서 모두 들어주었기 때문에 회사 CI를 명분으로 파업을 하는 것은 화물연대의 단체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풀무원은 화물연대측이 동영상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배포하고 있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화물연대측은 풀무원이 IMF이후 20년간 운송료를 동결하고 인력을 감축했으며 장시간 노동 등 노동환경도 열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각종 산재사고가 발생해도 '나몰라라'식 태도를 취하고, 노동조합 결성으로 합의서 작성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일부 확인됐다. 엑소후레쉬물류는 지난 1월 12개항 합의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화물연대측의 요구안을 하나도 수정하지 않고 100% 그대로 수용, 운송료를 8%(월 평균 36만원)인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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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휴무를 대체해 근무하는 팀장의 수당도 20만원에서 40만원으로 2배 올렸다. 이에 따라 11톤 차량의 지입차주는 월 운송료가 474만원에서 512만원으로, 25톤은 594만원에서 642만원으로, 트레일러는 700만원에서 752만원으로 각각 올랐다.

     

    유류비(유가 변동 기준)와 통행료는 회사에서 전액 별도로 지급된다. 정부로부터 유가보조금 월 130여만원도 받는다. 추가근무수당도 있다.

     

    엑소후레쉬물류 화물 지입차주들의 평균 운임은 월평균 600만원(직접 경비 제외)으로 동종업계인 식품업계 평균 587만원(한국교통연구원, 2013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 제품 운송 차량에 프리미엄이 붙는 것은 그만큼 운임수입이나 근무여건이 타업체에 비해 좋기 때문"이라며 "화물업계에서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 이들이 '정규직'과 같은 근무여건이라면 고정적인 화물이 없어 중개업체를 통해 매일매일 화물을 불규칙적으로 배정받는 화물 용차 기사들의 근무여건이 훨씬 열악하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화물운송업 평균 한달 운임료는 430만원에 불과하다.

     
    풀무원측은 '장시간 노동 등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는 화물연대측 주장에 대해서도 통계자료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엑소후레쉬 지입차주들의 운행시간은 평균 11시간(대기시간 2.3시간 포함)으로 국내 5톤 트럭 이상 평균 운송시간인 13시간(한국교통연구원, 2014년)보다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풀무원은 애경사의 경우에는 3일간의 유급휴일을 부여하고, 회사 제품을 정온, 정시, 정량 기준에 맞게 운송하면 소정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 "'각종 산재사고에도 나몰라라 한다'는 주장은 포인트가 어긋난 주장"이라며 "산재보험은 차주들이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제도상 개별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산재사고를 나몰라라 한다는 것은 법과 제도상의 이슈를 화주업체인 한 기업에게 떠넘기는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는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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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17일 작성한 합의서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합의서를 공개하고 반박했다.

     

    3자간 합의서는 '상호 협력과 상생을 위하여 화물연대는 향후 1년 동안 일방적인 제품 운송 거부를 하지 않기로 하고, 엑소는 운임 등을 인상하는 데 합의한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풀무원 관계자는 "지입차주들이 합의사항 중 가장 기본적인 조항조차 지키지 않은 채 8개월도 안돼 3번째 파업에 나섰다"며 "그렇지만 사측은 12개항 합의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의서를 지키지 않고 있는 조항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지적해야 하는데 화물연대측이 어느 조항인지도 적시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흑색선전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권영길 풀무원 본부장은 "화물연대 지입차주들이 회사 소속은 아니지만 자사 제품을 안전하게 운송해 고객들에게 전달해주는 소중한 분들"이라며 "이러한 점을 감안해 경영현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지난 1월 차주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100% 수용해 12개항을 합의하고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본부장은 "지입차주들이 정치적인 목적의 서약서 폐기 주장을 철회하고, 회사 운송 업무에 하루 빨리 복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