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적 제출한 서약서 '노예계약' 주장하며 불법 운송거부"1년도 안돼 서약폐기 주장, 마음 안들면 풀무원CI 훼손하겠다는 것"풀무원 "지입차주 요구사항 대부분 이행...파업 명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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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업 이대로 안된다-上]  한해 최대의 배송 전쟁이 펼쳐지는 추석 명절을 코앞에 두고 풀무원의 물류사업장 엑소후레쉬물류의 지입차주들이 파업을 감행해 풀무원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입차주들은 자의적으로 서약서에 돌연 마음을 바꿔 풀무원 측에 폐기를 주장하며 '제멋대로 식' 파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21일 풀무원의 물류계열사인 엑소후레쉬물류에 따르면 해당 사업장의 위탁업체 대원냉동운수 및 서울가람물류와 계약을 맺은 용역트럭(5t, 11t) 개인사업자 40여 명이 '도색유지 서약서'를 폐기하라며 4일부터 파업에 돌입, 운송을 거부하고 있다.
 
두 회사를 비롯하여 본 사업장과 계약한 지입차주는 모두 약 150명으로 40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나머지 110명은 동참하지 않고 있다. 

풀무원 측은 "이는 풀무원 노조의 파업이 아니라 개인사업자인 지입차주들의 불법적인 운송거부"라며 "이마저도 개인사업자 110명 가운데 40명이 2014년 6월 화물연대 분회를 조직했고, 그동안 운송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2차례에 걸쳐 화물운송을 거부해 물류수송에 큰 차질을 빚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화물연대 분회는 이번 운송거부의 핵심 명분으로 '운송용역 차량 외부 도색 유지 서약서'가 노예계약서라며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차주들이 말하는 서약서는 운송차량 외부의 풀무원 CI 로고를 훼손하지 않기로 하고, 이를 어길 경우 페널티를 물겠다는 내용으로, 지난 3월 차주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제출된 것이라는 게 풀무원 측 설명이다.

 
풀무원 측은 "지난 2차례 운송거부 사태 시 풀무원 CI가 심하게 훼손당하면서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 모든 용역차량의 도색을 완전히 지워줄 것을 요구했다"며 "이는 법적으로 정당한 상표권 행사일 뿐 아니라 식품기업으로서 브랜드가치를 지키기 위한 고육책이자, 최소한의 자구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도색을 지우는 과정에서 차주들이 풀무원 CI를 지울 경우 차량 매매시 받을 수 있는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운송차량의 외관상태를 유지하고 어떤 훼손 행위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게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돌연 서약서 폐기를 주장하며 운송 거부에 나서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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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풀무원 "지입차주 운송료·추가운임비 등 합의대로 이행했는데, 왜?"

    즉 지입차주들이 자발적으로 서약하고도 1년도 안돼 폐기하겠다며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회사CI 도색을 그대로 둔 채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모회사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인 풀무원CI를 훼손하겠다고 나서며 운송거부 파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현재 지입차주들이 주장하는 바는 회사가 △임금 동결 △추가 운임비 감소 △인력감축에 따른 업무 과다 △산재사고에 대한 부적절한 처우 △식권·새 안전화 미지급 등이다.

    하지만 풀무원 측은 "회사 CI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차량 외부에서 지워버리고 백지 상태로 운행하면 되지 않느냐"며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풀무원에 따르면 지난 3월 합의 이후 운송료는 8% 인상, 추가운임비 역시 20만원 인상했으며 지입차량과 도급인력이 매년 10%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 회사 측은 "인력감축 관련해서는 도급사의 운영사항으로 엑소후레쉬물류가 직접 관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운송회사에서 이를 통해 지입차주들에게 지급하는 한 달 평균 기본운임은 512만 원이며, 추가 운임비를 포함하면 평균 600만 원 수준에 이른다. 게다가 유류비와 통행료는 회사에서 별도로 지급하며 추가 근무를 하면 추가근무수당이 지급된다. 이에 따라 지입차주들은 연 7000만 원 안팎의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또한 지입차주가 산재사고 발생 시 보험으로 보상받지 못한다는 주장에도 "지입차주는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개인이 별도로 보험을 들어야한다"고 해명했다.

    운전시간이 15~19시간으로 과도하다는 지적 역시 "지입차주들의 평균 운전시간은 5톤 이상의 일반 영업차량의 평균 운송시간 13시간보다 적은 11시간"이라며 "단 거제나 목포까지 운송할 경우 15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하는데 전체 지입차주 중 5명 정도"라고 답했다.

    회사 측은 또 "지난 1월 합의한 사안 중 하나로 차주들에게 운송회사에서 새 안전화를 모두 지급했는데도 지입차주 측이 '용역들이 신던 헌 안전화를 던져줬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만들어 허위주장을 하고 있다"며 "회사의 기본 입장은 억지 주장에도 불구하고 합의 조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것"이라며 차주들의 업무복귀를 호소했다.

    엑소후레쉬물류 권영길 본부장은 "이번 사태는 풀무원 노조의 파업이 아니라 개인사업자인 지입차주들의 불법적인 운송거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지입차주들과 직접적인 계약을 맺은 당사자가 아님에도 풀무원은 "차주들이 고객들의 바른먹거리의 운송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현장의 작은 고충 하나 하나에도 귀를 기울여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