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서남권 메모리 팹에 800조원 투자수도권 팹 앞당겨 5년 내 D램 생산능력 2배충청 HBM·동남권 소부장까지 반도체 지도 재편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정부가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해 수도권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기 완성하고, 서남권에 제2의 반도체 생산거점을 조성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총 8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팹 4기를 구축한다.

    정부가 29일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보면 첫 번째 과제는 역시 반도체 전략이다. 전략명은 ‘3S+1F’다. 속도전(Speed), 거점전(Stronghold), 선도전(Spearhead)에 총력지원(Full support)을 더한 구조다. 정부는 메모리 세계 1위 지위를 유지하고, 파운드리와 팹리스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먼저 수도권 생산거점 구축 속도를 높인다. 정부는 AI 대전환으로 반도체가 모든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메모리 시장 규모는 2025년 2000억달러에서 2030년 8000억달러로 5년 안에 4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기존 수도권 팹 건설 기간을 단축해 5년 내 메모리, 특히 D램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 평택 생산라인은 기존 5호기와 6호기를 순차적으로 건설하는 방식에서 동시 건설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기존 계획보다 건설 기간을 3~4년 단축한다.

    용인 반도체 거점도 앞당긴다. 정부는 마지막 팹 건설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용인 일반산업단지는 당초 투자 계획보다 12년, 삼성전자가 참여하는 용인 국가산업단지는 7년 단축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력, 용수, 도로 등 핵심 인프라를 적기에 지원해 기업의 투자 일정 단축을 뒷받침한다.

    서남권은 수도권을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조성된다. 정부는 수도권 단일 거점만으로는 전력, 용수, 부지 등에서 성장 한계가 있다고 보고 새로운 생산거점을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인프라, 정주여건, 인력 등을 종합 고려해 결정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총 8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팹 4기를 짓는다. 삼성전자가 2기, SK하이닉스가 2기를 구축한다. 정부는 전력과 용수 등 인프라를 책임지고 공급하고, 기업과 협력해 인허가, 부지 조성, 건축 절차를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충청권은 HBM 패키징 거점으로 육성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총 81조원을 투자해 대규모 HBM 패키징 팹 건설을 추진한다. 정부는 충청권을 고대역폭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중심 거점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동남권과 대경권은 소부장 혁신 거점으로 지정된다. 부산은 전력반도체 거점으로 육성된다. 정부는 부산에 8인치 SiC 기반 제2공공팹을 구축하고 전력반도체지원단을 발족한다. 구미에는 방산 특화형 시스템반도체 시험·평가와 소재·부품 실증 인프라를 구축한다.

    차세대 반도체 육성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는 차세대 메모리, 온디바이스·온센서 AI 반도체, AI 서버용 반도체, 국방반도체를 새 성장엔진으로 제시했다. 차세대 메모리, 온디바이스·온센서, 국방반도체 등 관련 시장은 2025년 1610억달러에서 2032년 4987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메모리 분야에서는 PIM, 뉴로모픽 반도체, 극미세·적층형 소자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피지컬 AI 확산에 대응해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R&D와 온센서 AI 반도체 R&D 등 대형 수요연계 사업도 추진한다.

    AI 서버용 반도체 분야에서는 국산 AI 모델에 특화한 반도체 R&D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K-AI 반도체 풀스택’ 지원을 추진한다. 국방반도체는 2026년 12월 시행 예정인 국방반도체법에 맞춰 극한환경 반도체, 보안내장 반도체 R&D, 무기체계 우선 적용, 수의계약 등을 지원한다.

    소부장 지원도 확대된다. 정부는 HBM 이후 차세대 3D 메모리 시장에서 국내 장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요기업과 소부장기업을 연계한 대규모 R&D를 추진한다. 2027년 7월에는 트리니티 팹을 준공해 국내 소부장 기업의 실증을 지원하고, 이를 소자와 소부장이 함께 연구하는 한국형 IMEC로 육성한다.

    인력 양성 목표도 제시됐다. 정부는 반도체 인력 10만명 양성을 가속화한다. 이를 위해 GIST Arm스쿨 개교, 2027년 남부권 연합공대 인력양성 사업 신설 등을 추진한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AI 반도체용 첨단 파운드리부터 자동차와 가전 등에 쓰이는 미들테크 파운드리까지 지원한다. 팹리스가 국내에서 충분히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 기반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대통령 주재 특별위원회, 산업부 장관이 맡는 반도체 짜르(산업부 장관), 혁신지원단, 특별회계 등 국가 총력 지원체계를 가동한다. 반도체 특별회계는 2027년 약 2조원 규모로 신설하고 이후 매년 확대한다. 혁신지원단은 인프라 조성과 기업 애로 해소를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수도권 생산거점 조기 완성, 서남권 메모리 생산기지 조성, 충청권 HBM 패키징 팹, 동남·대경권 소부장 혁신 거점을 동시에 추진한다. 반도체 생산·패키징·소부장·R&D를 전국 단위로 재편하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