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회성 요인이 증권사들의 실적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대다수 증권사들의 실적이 2분기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증시침체로 업황 부진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면서 위탁매매수수료 이익과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 등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일회성 비용이 발목을 잡은 경우도 많아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증권은 전분기 대비 63.8% 감소한 4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70.5%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시장 예상치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을 낸 이유로는 금융상품 운용 관련 수익 급감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홍콩에 집중돼 발행된 ELS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반면 일각에서는 삼성증권의 쇼크 수준의 실적발표는 예견돼 왔던 일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삼성증권이 삼성자산운용 매각과 한화테크윈 지분 매각 이익을 실적에 반영하면서 표면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
실제 지난해 3분기 삼성증권이 기록한 1530억원의 당기순이익 중 952억원은 삼성자산운용의 매각이익으로 전체 순이익의 62.2%를 차지했다. 지난 2분기에는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지분 매각 대금이 실적에 반영됐다.
지난해 11월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은 방산부문과 화학부문의 빅딜을 성사시켰고,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보유 중이던 당시 삼성테크윈의 지분 2.0%를 매각해 425억원의 매각 이익을 냈다. 삼성증권의 지난 2분기 1245억원의 순이익 중 34.1%를 차지한 것이다.
반면 올 3분기는 일회성 이익 반영이 없었고, 증시환경까지 부진함에 따라 기저효과에 쌀쌀한 3분기를 보낸 것이다.
합병 첫 해를 맞고 있는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에는 합병위로금, 2분기는 임금체계 변동에 따른 통상임금 등 일회성비용이 집중되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3분기에는 특별한 일회성 요인이 없었음에도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13% 감소한 672억원을 기록했다.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서는 선방한 수준이지만, 아직 시장의 기대치에는 못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KDB대우증권의 경우 3분기에는 일회성 비용에 울었지만, 4분기에는 일회성 이익에 대한 기대가 크다.
KDB대우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전분기 대비 46.8%, 53.2% 감소한 818억원, 554억원을 기록했다.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분기와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이 중 루피화 환율 급락에 따른 인도네시아 법인 부실(영업군 손상차손 125억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는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이를 감안할 경우 전분기대비 당기순이익의 감소폭은 줄어들게 된다.
반면 4분기에는 금호산업 지분을 통해 390억원 가량의 일회성 수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회성 손실요인 기저효과와 함께 금호산업 지분매각이익 반영으로 큰 돌발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물론 일회성 이익 발생이 반드시 나쁜 것 만은 아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가능성이 높은 종목이 될 수 있다.
특히 연말 배당시즌이 다가오면서 배당주를 찾기 위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증권주는 물론 타 종목들 역시 일회성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곳에 관심이 모아진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배당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산매각이나 계열사 매각 등으로 일회성 이익이 크게 늘어난 곳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일회성 이익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배당 여력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일회성 비용은 증권사 본연의 업무를 통한 수익과는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에 일회성 비용은 실적에 득이 될 수도 있지만 언제든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착시효과를 감안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