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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중은행의 지난 4분기 성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희망퇴직과 충당금 부담으로 실적 개선에 발목이 잡힌 것.
다만 금호산업 매각 완료로 발생한 일회성 이익이 은행의 실적 가뭄 속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의 지난 4분기 순이익은 전분기(6981억원) 대비 약 49.46% 감소한 352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지주사 가운데에서는 여전히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KB금융의 4분기 순이익 예상치는 2916억원으로 4166억원을 냈던 3분기보다 약 30%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도 전분기(2661억원) 대비 60% 떨어진 1042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예상 순이익은 1735억원으로 3분기(3251억원) 보다 47%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며 IBK기업은행 역시 전분기보다 17% 떨어진 205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업계에서는 은행들이 지난 4분기 실적 악화 이유로 해운·조선 등 취약업종에 대한 충당금 부담을 꼽고 있다.
STX조선해양에 대한 충당금 부담은 우리은행이 2500억원,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약 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은행권이 지난 연말 대규모로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일회성 비용 발생하면서 전체적으로 4분기 순이익이 줄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4분기 실적이 전분기보다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이 보유한 지분 매각이익이 순이익의 빈자리를 메우는 효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에는 금호산업이 우울한 실적 속 단비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달 29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채권단 보유지분에 대한 인수대금 7228억원을 납입하고 인수를 완료하면서 채권은행들은 관련 이익이 발생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KB금융이 약 700억원, 우리은행 460억원, 하나금융과 기업은행이 각각 450억원, 350억원 내외의 일회성 이익을 얻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2분기 대한주택보증 지분을 매각해 2130억원의 차익을 거뒀고, 3분기 SK주식을 매각하면서 120억의 매각 이익을 얻은 바 있다.
이와 관련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말 공시된 내용을 보면 금호산업 관련 장부가액으로 약 260억원이 기록돼 있다"며 "현재 보유 채권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만큼 4분기에 700억원이 일회성 요인으로 반영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