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전국 보험설계사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오세중 대한보험인협회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전국 보험설계사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오세중 대한보험인협회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금융당국이 보험산업 경쟁력 제고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보험업권에 무한경쟁시대가 열렸다. 그 일환으로 당국은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를 출범시키고, 복합점포를 설립하는 등 보험업의 변화를 주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 방향이 불완전판매 증가 및 민원 증가로 소비자들의 보험업에 대한 불신을 초래해 결국 보험설계사들의 생존권까지 위협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7일 대한보험인협회와 보사모(보험설계사 모임), 보험모집인 노동조합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보험설계사 생존권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전국 보험설계사 결의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오세중 대한보험인협회 대표는 "정부는 소비자의 보험상품 선택권을 넓히고, 보다 저렴한 보험 상품판매를 한다는 이유로 금융복합점포와 온라인 보험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담당설계사가 없는 금융복합점포와 온라인 보험의 확대는 결과적으로 복잡한 보험상품에 대한 불완전판매와 보험금 지급 관련한 민원을 증가시키는 정책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히 상품 선택권을 넓히고, 좀 더 싼 보험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허위 과장 광고로 상품을 판매하지 말고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운영 한국금융복지정책 연구소 소장은 "보험 판매의 온라인화는 시대적 흐름에 순응하는 방향이긴 하지만 우리 보험산업에 맞게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보호'에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소장은 "그동안 보험사가 새로운 상품을 통한 경쟁보다는 유사 상품만 공급되는 상황에서 보험설계사들에게도 실적 위주의 과당경쟁을 유도했다"며 "온라인 특성에 맞는 상품가입절차, 상품간 비교공시 취약 등 디지털 시대에 부응한 판매 인프라가 미흡해 보험상품의 특성과 구조상에 있어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험설계사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반적인 재무전문가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금융소비자의 성장이 곧 보험설계사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담당설계사 선택권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담당설계사 선택제도는 설계사가 보험사를 옮기거나 법인대리점(GA)으로 이동하더라도 기존 고객을 관리할 수 있어 보험업에 대한 신뢰도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창훈 비큐러스 대표는 "GA채널 설계사 수는 최근 3년간 연평균 8%씩 성장(전속채널 2.2% 성장)해 등록된 전체 설계사 가운데 46.6%를 차지한다"며 "GA의 급성장에 따른 불완전판매, 먹튀 등의 이슈가 제기되고 수수료 위주의 영업관행 등이 문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표는 "고아계약 및 승환계약 등의 문제로 보험업에 대한 신뢰도 하락을 담당설계사 선택제도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며 "담당설계사 변경 권한에 대해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내규 등을 토대로 한 자율적 결정권을 인정한다는 입장이지만, 담당설계사에 대한 선택권은 계약자에 귀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보험사들은 고객정보보호의 최종 책임은 보험사에 귀책될 뿐만 아니라 대규모 조직이탈 가능성, 승환계약으로 인한 고객피해 가능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복합점포는 보험계약 체결 건수가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지 않고, 온라인 보험도 객관적으로 비교 가능한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에 한해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며 "보험상품의 어렵고 복잡한 구조적인 특성 상 설계사들의 고유 영역은 따로 있기 때문에 생존권을 위협한다기 보다는 적절히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