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복위, 개인회생·파산 연계지원 서비스 전국확대 추진
-
-
-
빚 독촉에 시달리는 개인들이 비싼 법률자문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서도 채무조정을 받는 길이 더 넓어질 전망이다.
법원이 주관하는 공적(公的) 채무조정이나 금융회사들이 관여하는 사적(私的)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문턱이 모두 낮아졌기 때문이다.
6일 금융당국과 신복위에 따르면 신복위는 최근 서민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서민금융진흥원법) 제정으로 특수법인으로 법적 지위가 바뀜에 따라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 신청자를 법원으로 연계해 주는 '패스트 트랙' 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채무조정은 채무감면이나 상환기간 연장으로 신용회복을 돕는 제도로, 성격에 따라 개인회생, 개인파산, 개인워크아웃, 프리워크아웃 등 4가지로 나뉜다.
개인회생·파산은 공적 구제절차로 법원에 신청해야 하며, 개인워크아웃·프리워크아웃은 금융사들이 참여하는 사적 구제절차로 신복위에 신청할 수 있다.
신복위에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하더라도 채무가 너무 많은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법원에 개인회생 또는 개인파산을 신청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법무사 등을 거치지 않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제도가 패스트 트랙이다.
법무사 등을 거치면 법률서비스료, 인지대, 송달료 등으로 1인당 평균 185만원이 들어가는데 패스트 트랙을 이용하면 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법원의 면책결정이 나오기까지 기간도 법무사를 거쳐 신청할 때는 평균 9개월이 소요되지만 패스트 트랙을 거치면 이를 3개월 정도로 줄일 수 있다.
현재 패스트 트랙은 신복위와 법원·법률공단의 개별 협약에 따라 서울, 부산, 광주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신복위는 이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복위 관계자는 "이전에는 신복위가 민법상 사단법인 지위이다 보니 법원과 공식적인 업무협약을 체결하는데 다소 한계가 있었다"며 "신복위가 법에 근거한 공적기구로 바뀌게 되면 협의 절차가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적 채무조정 지원과 아울러 신복위가 본연의 업무로 제공하는 사적 채무조정 서비스도 강화한다.
서민금융진흥원법은 채인 채무자 채권을 보유한 금융회사가 신복위와 개인 신용회복지원협약 체결을 의무적으로 맺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개인 워크아웃에 참여하는 금융사가 현재 3천600개 수준에서 4천400개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참여 금융사 확대에 따라 개인워크아웃 과정에서 빠지는 채무 없이 채무자의 모든 빚을 한꺼번에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최근 부산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신복위가 법정기구화하면서 개인 워크아웃의 절차, 방법도 법제화됨에 따라 채무조정이 한층 투명하고 공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개인회생·파산을 책임지겠다면서 채무자들을 현혹해 과도한 수수료를 챙기는 법조 브로커들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신복위 역할 강화와 패스트 트랙 확대가 이들의 불법행위를 줄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