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822억 적자서 지난해 3.2조 벌어 '환골탈태'인력·지점 매년 감소세…환경변화에 적응력 관건
  • 지난 3년 증권업계가 급격히 변했다. 2013년과 2014년 최악의 불황을 맞았지만 지난해 안팎으로 호재가 겹치며 3조원 이상을 벌어들였고, 자산총계는 2013년에 비해 70조원 이상이 뛰었다.

     

    다만 오랜 불황의 부작용으로 직원과 지점은 눈에 띄게 줄었다. 또 M&A(인수합병)에 따라 전체 증권사 수도 60곳 아래로 떨어졌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7개 증권사가 1년 동안 벌어들인 돈(당기순이익)은 3조169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63개 증권사 가운데 절반에 이르는 28개 증권사가 무더기 적자를 내며 18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점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화골탈태 한 셈이다.


    증권업계는 2011년부터 불황이 시작돼 2013년 정점을 찍었다.


    동양사태로 인해 당시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이 4066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한화투자증권이 596억, 현대증권이 438억원의 적자를 냈다. 대우증권도 338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맥투자증권의 경우 차익거래 자동매매시스템의 알고리즘 오류로 단 2분 만에 460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파산했다. 한맥투자증권이 2013년 45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순간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이후 2014년부터 업계는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09년(61개)이후 5년만에 60개를 밑도는 59개 증권사가 1조7213억원의 당기순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3년 270.6조원에 그쳤던 자산도 300억원을 돌파한 313.5조로 늘렸다.


    2014년 보인 회복세를 2015년에도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전반기에만 2014년의 전체 당기순익을 채웠던 증권사들이 속출하는 등 증시 호조로 인한 거래대금 증가의 덕을 봤다.


    그러나 업계의 체질개선이 완벽히 이뤄졌다고 판단하는 이들은 드물다. 오히려 지난해 반짝 증시 호조로 실적 역시 반짝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업계는 사람이 곧 경쟁력이고,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반면 최근까지 2013년까지 지속된 최악의 불황에 따라 전반적으로 인원과 지점을 줄여왔기 때문에 향후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고 있다.


    2013년 3만8953명이었던 전체 증권사 임직원수는 지난해 3만5016명으로 2년 만에 3900명 이상이 줄었다. 1476개를 기록했던 지점수는 1139개로 337개가 없어졌다.


    해외진출 면에서도 뒷걸음질 중이다. 2013년 77개를 기록했던 해외지점·사무소·현지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 64개로 내려앉았다. 수익 다변화를 위해 해외로 발을 넓혀야 하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지난 2년 동안 철수한 것이다.


    실적은 2013년과 2014년에 비해 대폭 개선됐고, 자산도 큰 폭으로 늘었지만 덩치는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한편으로는 체질이 개선됐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성장동력이 점차 꺼져간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결국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얼마나 적응력을 갖추느냐가 관건으로 분석된다. 규모는 줄었지만 이를 최대한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시도가 끊임없이 일어날 전망이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진행된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대우증권),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M&A 외에도 추가적인 업계 대형화 작업도 꾸준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역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를 전면 개편해 자본시장의 기업금융 기능을 강화하고 초대형 투자은행을 육성할 것"이라며 증권업계의 추가 M&A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융위는 IB 대형화를 위해 올 상반기 중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특히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중소형사는 물론 삼성증권 등 10위권 내 증권사들도 잠재적인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며 몸집 불리기를 준비 중인 증권사들도 여전히 많아 업계 지각변동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