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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조선·해운사의 부실이 은행권에 전이되는 모양새다.
이에 주요 은행들은 현재 정상으로 분류된 조선사 여신등급을 하향 조정을 검토 중이며 대주주인 금융지주 역시 은행 자금지원을 위해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최근 26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금융권은 향후 농협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농협은행이 보유한 STX조선해양의 대출 규모만 1조3000억원에 달해 앞으로 추가 충당금 적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농협금융지주 김용환 회장도 빅배스를 거론하며 부실채권을 정리할 뜻을 밝힌 만큼 이를 처리하기 위해선 자금 지원이 필수다.
시중은행도 추가 충격에 대비해 선제 작업을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주요 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 대출신용등급을 정상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하지만 STX조선해양을 시작으로 대우조선해양까지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 중인 것이다.
은행들은 기업여신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해 놓고 있다. 이중 고정이하 여신으로 기업대출을 재조정할 경우 이에 따른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한다.
현재 신한은행 등 주요 4대 은행들은 예상 손실에 대한 유보금을 넉넉히 쌓아놨지만 대우조선해양만 익스포져가 23조에 달하는 만큼 상당한 충격파가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 여신의 경우 하나은행이 8250억원, 국민은행 6300억원, 우리은행 4900억원, 신한은행 2800억원 등으로 대출규모가 2조원을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은행들이 부실을 감당할 수 있는 NPL커버리지 비율은 4개 은행 모두 100%를 넘는다. 하지만 상당한 충격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 자본 확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금지원은 금융지주회사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1조7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8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올해 각각 6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