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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특수강이 이란에 네번째 해외 선재공장을 짓는다. 공장 설립으로 현지 수요에 직접 대응하는 것은 물론, 지역에 수출하는 파스너 품목들도 현지화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파스너는 선재를 원자재로 해서 가공하는 볼트, 너트를 의미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특수강은 그간 지속적으로 검토해왔던 네번째 해외 선재공장 설립지역을 이란으로 확정했다. 착공시기는 2018년으로 예상되며, 이번에도 합자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아특수강 내부에서는 이란 진출에 대해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경제제재 해제에 따른 자동차 수요 증가를 예상해 선재공장 설립을 확정하긴 했지만, 세부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아특수강은 지금까지 3개의 선재공장을 해외에 설립했다. 지난 2008년 중국 남통에 처음으로 포스세아선재(남통)를 세웠으며, 2014년말에는 중국 천진에 포스세아선재(천진)를 설립했다. 2015년 상반기 태국 촌부리에 착공한 포스세아선재(태국)는 올 8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3곳 모두 포스코와 합작투자한 형태다. 따라서 이번에도 포스코와의 합작투자가 유력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세아특수강 내부에서도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해 합자형태로 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어느 업체와 손을 잡을지는 여전히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특수강 관계자는 "네번째 선재공장 설립을 두고 여러 지역을 검토한 결과 이란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자동차 수요 증가도 예상되고, 이란 파스너 업체들에게 수출하는 물량도 있어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형태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단독투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합작투자가 예상되며 포스코가 될지 어느 업체가 될지는 아직까지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 철강사들은 이란을 경제제재 해제 이후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판단하고 다각도로 진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2월 이란 철강사인 PPK와 2017년 3월 제철소 착공을 시작으로 총 2단계에 걸쳐 건립 사업을 추진한다는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포스코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이란 제철소 건설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9월말에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 역시 유정용 강관, 건설용 봉형강 등 현지 수출에 적합한 제품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철강협회도 올해 3월 이란강관협회와 철강협력 MOU를 체결하며, 철강사들의 이란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로 갈 곳을 잃어가는 국내 철강사들에게 철강산업 기반이 약한 이란 시장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면서 "이란이 중동이라는 리스크가 있음에도 다양한 수요 창출이 가능해 국내 철강사들의 진출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