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39척, 78억7000만 달러 수주지난해 수주액 두 배… 개별 조선소 기준 1위미국 해군 MRO 2건도 연달아 따내폴란드 4조·캐나다 60조 잠수함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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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오션이 상선-해양-방위산업 MRO(유지·보수·정비) 분야 일감을 고루 확보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올해 상선 수주성적은 개별 조선소 중 최고로, 상선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시장의 우려도 씻었다. 여세를 몰아 잠수함까지 수주에 성공, 잠수함 명가(名家)의 위상을 되찾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 들어 현재까지 39척, 총 78억7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선종별로 LNG운반선 및 LNG-FSRU(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19척, 초대형 원유운반선 7척, 컨테이너선 6척, 암모니아 운반선 3척, 해양 1기, 특수선 3척 등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35억2000만 달러)의 두 배 이상을 달성했다.

    한화오션은 올해부터 연간 수주 목표치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목표 달성을 위한 무리한 저가 수주 관행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 수주한다는 전략에서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나친 선별 수주전략으로 수주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결과는 달랐다.

    한화오션의 올해 수주성적은 개별 조선소 기준 HD현대중공업(70억8700만 달러), 삼성중공업(60억 달러)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HD현대삼호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은 각각 63억1000만 달러, 61억3000만 달러의 수주고를 기록 중이다.

    한화오션은 ‘K-해양방산’ 위상도 높이고 있다. 지난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함의 MRO 사업을 따낸 데 이어 이달 미국 해군 급유함인 ‘유콘’함의 MRO 사업까지 수주한 것으로, 올해 미국 해군 7함대 군수지원센터 싱가포르사무소에서 발주한 MRO 2건을 모두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공식화한 이후 전해진 낭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계는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세계적인 한국의 군함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 선박 수출뿐 아니라 MRO 분야에서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역 유지보수 프레임워크(RSF) 정책에 따라 군수 정비 허브를 인도·태평양 지역 5개국에 구축할 방침으로, 한국을 방산 협력의 중요 거점으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은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미국 해군의 MRO 사업 기회를 선점하면서 군함 건조까지 협력 범위 확대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화오션은 지난 6월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를 약 1380억원에 인수, 미국 상선 및 방산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필리조선소가 보유한 미국 내 최대 규모 도크는 미국 함정시장 진입 시 함정 건조 및 MRO 수행을 위한 효과적 사업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폴란드와 캐나다의 잠수함 프로젝트도 노리고 있다. 폴란드는 잠수함 현대화 사업 일환으로 ‘오르카 프로젝트’를 진행 중으로 3척의 신형 잠수함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4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캐나다는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진행 중이다. 순수사업비가 20조원이 넘고 후속 군수지원까지 포함하면 총 60조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잠수함 사업에는 한국 외에 프랑스, 독일, 스페인, 스웨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호주 정부가 발주한 10조원 규모 수상함 수주전에서는 정부와 ‘원팀’을 이뤄 참가한 독일과 일본 기업이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이에 각각 경쟁에 뛰어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이제라도 협력해 총력 수주전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