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마곡 부지 등 굵직한 매각 진행되지 않아8월까지 수주액 10억 달러 불과, 수주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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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한진해운 사태로 산업은행 추가 지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부동산 매각 등 자구계획 이행마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주절벽까지 지속되면서 정성립 사장이 현재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부동산 매각 등 자구계획 이행에 어려움을 겪으며 유동성 고갈에 직면하고 있다.

     

    오는 9일로 예정된 4000억원의 기업어음 만기를 비롯해 내년 11월말까지 갚아야 할 금액이 1조30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현금 확보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을지로 사옥, 마곡 부지 등 굵직한 매각 건이 난항이 부딪히며 유동성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올해 수주가 10억 달러에 그치는 등 수주절벽에도 시달리고 있어 그야말로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5월 을지로 사옥 매각 최종 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코람코자산신탁과 8월말까지 사옥 매각을 마무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우조선 각종 비리 의혹이 불거져나오면서 코람코는 투자자들 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코람코는 계약체결시한인 8월 23일까지 1800억원의 인수자금을 마련치 못했고, 사옥 매각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곡부지 매각도 5개월째 별다른 진전 없이 진행 중이다. 8월 16일 두번째로 진행한 마곡산업단지 내 산업시설용지 사업계획서 신청은 응찰자가 없어 무산됐다. 부지 매각이 연거푸 실패하자, 서울시는 마곡 대우조선해양 부지에 대해 별도의 기간을 설정하지 않고 수시로 매각 제안 접수를 받기로 결정했다.

     

    수주절벽도 경영 악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지난 8월말까지 대우조선해양 수주액은 10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목표인 62억 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여기에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관련 각종 비리 문제가 하루가 멀다하고 불거져 나와 추가 지원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한진해운에 추가 지원 불가를 선언한 여파가 대우조선에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수출입은행과 함께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 약 4조2000억원을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대우조선해양 경영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더욱 악화되자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지적이 계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앞으로도 1조원 가량을 대우조선해양에 추가로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추가 지원에도 대우조선해양 살리기에 실패할 경우, 산업은행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심의대상으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은 내달 29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결정에 따라 상폐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 난항과 수주절벽, 추가 자금 지원 여부 등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싼 이슈들은 악재로만 가득하다. 소난골에서 자금 일부를 회수하기로 했지만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오는 29일 상장폐지 여부 발표를 앞두고 대우조선해양이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성립 사장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해외 선주들을 직접 찾아가는 등 고군분투 하고 있지만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