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에 철강·석유화학 이어 조선도 실망스런 반응 쏟아져향후 조선 구조조정 둘러싼 잡음 지속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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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 자체가 특별한 게 하나도 없다. 다 예상했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31일 정부가 발표한 조선 경쟁력 방화 방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구조조정 방안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발표한 내용치고는 너무 빈약하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이날 정부는 서울청사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주재로 '제6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수주절벽으로 어려움에 처한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8년까지 조선 3사 도크 수를 31개에서 24개로 23% 가량 줄이기로 했다.

     

    조선 3사 직영 인력규모도 6만2000명에서 4만2000명으로 32% 감축하기로 했으며,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사업을 축소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유동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조선사별로 비핵심사업과 비생산자산에 대해 매각, 분사, 유상증자 등의 방안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방안은 업계가 자구계획으로 제출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특히 도크수 축소와 인원 감축은 자구안에 이미 포함된 내용이며, 구조개편은 자구계획을 정리해 온 느낌이라고까지 전했다.

     

    사실 정부 발표를 앞두고 경쟁력 강화 방안이 조금씩 흘러나오면서 새로운 대책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은 미리 예견됐다. 그럼에도 방안 하나 정도는 신선한 내용이 있을 거라 기대했던 업계는 깊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놀라울만한 내용이 없다"면서 "발표한 내용들을 면밀히 살표보면 10월 초 주형환 장관이 했던 얘기랑 똑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수치는 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10월초 주 장관이 6.6조원 지원 방침을 언급한 바 있다"며 "이번 방안에는 그 수치가 11조원 규모로 250척 이상의 선박을 발주한다는 내용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맥킨지가 결론낸 '빅2' 체제로의 재편이 적용되지 않은 점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아 업체 하나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 영업에서 대우조선해양 같이 정부의 지원을 받는 회사하고는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모든게 대우조선해양에서 불거져 나온 문제인데, 정부가 (대우조선에 대해서) 명확한 대책 없이 어영부영 넘기려고 하는거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조선에 앞서 지난달 30일 철강,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에도 발표 내용이 원론적인 수준에 그쳐 업계의 큰 반발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