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출, 2014년 이후 지속 내리막길, 올해 650만톤에 그칠 듯수출 주요국, 자국 철강업 보호 위해 수입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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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의 늪에 빠진 철강업계가 철강재 교역에서도 악전고투하고 있다. 세계 각 국가가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문을 걸어 잠그면서 수출입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연간 1000만톤의 순수출을 기대했던 예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자칫 수출 강국의 위상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10월 철강재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 감소한 2560만톤을 기록했다. 동기간 철강재 수입이 2016만톤으로 8.8%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 감소는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수출에서는 주요 품목인 강관, 판재류가 전체 감소를 이끈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0월까지 강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1.4% 감소한 164만톤을 기록했다. 판재류 수출은 2029만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1% 줄었다.

     

    판재류에서는 특히 중후판, 열연강판 수출 감소세가 눈에 띄었다. 1~10월 한국의 중후판 수출은 224만톤(-6.7%), 열연강판은 719만톤(-4.8%)에 그쳤다.

     

    선박 건조에 많이 쓰이는 중후판은 현재 조선사들의 극심한 수주절벽으로 수요가 갈수록 줄고 있다. 이는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추세이기도 하다. 따라서 불황에 따른 수요 감소가 중후판 수출 감소의 주요 배경이라는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열연강판은 미국에서의 수입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품목으로 지적된다. 특히 미국시장으로의 수출 감소세는 확연하다. 한국의 9월 대(對)미국 열연강판 수출은 4만9000톤으로 전년동월대비 55.9% 감소했다.

     

    10월은 그보다 더 감소한 3만4000톤을 기록하며 올해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8월 미국 상무부는 국내 열연강판 수출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포스코에 61%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대미국 열연강판 수출은 사실상 중단됐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관 역시 미국시장에서 기를 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10월 한국의 강관 대미국 수출은 85만40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0.7% 줄었다. 최대 수출 품목인 강관은 계속되는 무역 규제로 갈 길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셰일가스 개발 등으로 수요 확대가 기대됐던 유정용강관(OCTG)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규제가 치명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와는 반대로 올해 1~10월 한국의 철강재 수입은 2016만톤으로 8.8% 증가했다. 국내 수입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산 철강재 유입 증가가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한국의 올해 1~10월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8.2% 증가한 1245만톤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수입 전체 증가폭과 비슷한 수준이다. 즉, 중국산 철강재가 국내 수입 전체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1~10월 순수출은 544만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수출은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수치로, 한국은 지난 2011년 처음으로 순수출국으로 전환됐다.

     

    순수출국으로 처음 전환된 2011년 한국의 철강재 순수출은 598만톤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2014년에는 950만톤까지 늘어났다. 순수출 1000만톤을 눈 앞에 뒀지만 이후 감소세가 계속되면서, 올해 순수출은 전년대비 약 300만톤 이상 감소한 650만톤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 국가가 자국 철강산업 부흥을 위해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미국이다"면서 "우리 역시 넘쳐나는 중국산을 막지 못하면 철강업은 쇠퇴의 길로 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일반재로 먹고 사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포스코의 월드프리미엄 제품 같이 고부가가치 철강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야만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