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중인 신약,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제·천연물 신약 총 세 종류 뿐
  • ▲ ⓒ유한양행
    ▲ ⓒ유한양행


    유한양행이 올 하반기에 연이은 기술수출 해지와 신약개발 실패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28일 유한양행은 중국제약사 ‘뤄신’과 체결한 폐암신약 후보물질 ‘YH25448’ 기술수출 계약을 해지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해지 이유에 대해 “상대방의 일방적인 계약 불이행에 따른 해지”라며 “신약후보물질의 약효·안전성 측면에선 문제가 없는 만큼 계속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같은 적응증의 타사 제품이 판매 중이며, 계약 체결 시기인 7월부터 해지까지 약 6개월간의 시간이 큰 성과 없이 소요됐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선 손해라는 평가다.    

    유한양행은 지난 10월에도 두 차례 신약 개발 실패의 좌절을 겪은 전례가 있다. 신약 개발에 앞서 선결 과제인 임상시험의 높은 벽이 재차 확인됐다.

    올 하반기 유한양행의 가장 큰 기대를 끌었던 퇴행성디스크 신약후보물질 ‘YH14618’도 임상2상 도중 개발이 중단됐다. 충분한 치료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당 약물은 전 세계적으로 퇴행성디스크 치료제가 전무해 일단 개발에 성공하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만큼 개발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더군다나 유한양행이 개발 중인 ‘면역·염증’ 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 9개 가운데 빠른 성과를 내고 있어 기술수출이 확실시됐던 터라 실망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유한양행이 해당 임상시험에 투입한 비용은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 100억 원에 이른다.

    유한양행이 지난 2015년 11월부터 개발했던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도 세 가지 성분을 합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성분 비율을 변경, 새로 임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일동제약·제일약품 등은 비슷한 계열의 약물을 임상3상 진행하고 있으며, 대웅제약·보령제약 등도 개발하고 있어 한발 뒤진 상황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시장에 먼저 출시한다고 반드시 판매액이 가장 많은 것은 아니다”라며 “자사가 판매 중인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는 시장에 늦게 출시됐지만, 강한 영업력·마케팅 등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등극했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최근 R&D에 집중하고 있으나 주력으로 꼽던 물질이 좌초되면서 신약 개발이 성공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2011년 7.4%, 2012년 6.1%, 2013년 6.0%, 2014년 5.7%, 2015년 6.4%이었다. 올해 3분기까지 6.5%을 투자했다.

    유한양행은 현재 합성신약 11개, 바이오신약 8개, 천연물신약 2개, 개량신약 8개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약효·안전성을 입증한 약물을 다시 개량해 만드는 ‘개량신약’은 대부분 임상 진행 중이나 임상 중인 신약물질은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제와 두 개의 천연물 신약 총 세 약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