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 200% 가정시 6000억원 추가 자본 투입해야
-
보험업계에 따르면 5일 KB손해보험이 1706억원(주당 2만6250원, 신주 650만주)의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권을 교부하는 가운데 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이 기존보다 10%포인트 높아질 예정이다. 제3자배정 대상자는 최대 주주인 KB금융지주로, KB손보에 대한 지분율이 기존 33.3%에서 39.8%로 상승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KB손보의 RBC비율이 154%로, 유상증자를 해도 16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금융당국에서는 건전성지표인 RBC비율이 150%를 넘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KB손보가 2015년 6월 KB금융지주 계열사로 포함된 이후 자본 수혈을 받는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6월 170%대였던 RBC비율은 여전히 200%를 밑돌고 있다.
-
KB손보의 이번 유상증자는 금리 상승 및 RBC제도 변경에 따른 대응 차원인데다 재무건전성 지표가 소폭 상승되는데 그쳐 연내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10bp 상승할 때 채권평가 이익 감소로 RBC비율은 최대 7%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금리 상승에 대비해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올해 3월에 예정된 IFRS17 기준서 발표와 부채 듀레이션 산출방식 단계적 강화 등의 이슈도 피해갈 수 없다.
금융당국에서는 최종 기준서를 바탕으로 신 지급여력제도와 부채적정성평가를 포괄하는 감독기준을 개편하며, 이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개선된 감독기준안은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는 2021년에 맞춰 적용된다.게다가 지난해 말부터 해외 법인 등 계열사의 리스크를 반영하는 연결 RBC제도가 적용돼 RBC비율은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KB손보가 추가 유상증자를 가정할 때 RBC비율 200%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은7000여억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용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치에 따라 자본 투입 규모가 달라지겠지만 추가로 6080억원의 자본이 투입되야 200%를 넘게 된다"며 "추가 유상증자 단행은 소액주주의 주식 가치를 희석해 주가가 하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주주가 어떤 방식으로 자본을 늘릴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가 유상증자가 현실화되면 주가에는 25.9%의 하락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후순위채 발행 등 보완자본을 발행하면 기존 주주들에게 피해가 덜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시간이 덜 소요되는 방식을 택하다보니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게 됐다"며 "일단 최소 수준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했으며, 결산 후 상황을 지켜보고 추가 자본 확충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